안철수 "국민의힘 본경선에 참여"… 야권 단일화 논의 본격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국민의힘을 향해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달라.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자체 경선에 시동을 거는 와중에도 입당을 거부했던 안 대표가 야권 전체 주자가 참여하는 '오픈 경선 플랫폼' 제안을 통해 정권교체의 초석을 마련할 단일후보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방형 경선 플랫폼을 국민의힘 책임하에 관리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가장 경쟁력 있는 야권 단일후보를 뽑기 위한 실무 논의를 조건 없이 시작하자. 저는 이 논의에서 결정된 어떤 제안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오픈 경선 플랫폼과 관련 △무소속을 포함한 야권 후보 누구든 참여 △실무논의 결과와 경선 결과에 깨끗한 승복 △비전과 정책경쟁선거 지향 △결과와 상관 없이 단일후보 당선 지원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민 앞에 약속드리겠다. 저 안철수는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를 위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지만, 느닷없는 제1야당의 '입당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려웠고, 그것이 단일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도 경계해야 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비전을 발표하고 정책으로 경쟁하자고 말해도 돌아오는 것은 '입당하냐, 합당하냐, 언제 하냐'는 질문 뿐이었다"고 밝힌 안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공당의 대표에게 소속 당을 탈당하고 우리 당에 입당하라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양당이 실무대표를 인선하는 즉시 야권 단일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 대표는 회견 후 '새로운 경선 방식을 제안한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함께 본경선에 참여하는 방식을 제안드린 것"이라며 "플랫폼을 야권 전체로 개방해준다면 국민의힘에서 전체 관리하더라도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당적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 (경선) 플랫폼에 들어가 경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말씀드린 것"이라며 "국민의힘 후보가 많으니 1차적으로 거른 뒤 본경선 후보들과 안 대표를 비롯한 금태섭 전 의원 등 다양한 외부 후보들이 같이 모여 본경선을 치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당원투표 20%, 시민 여론조사 80%의 예비경선을 통해 본경선에 올라갈 4명의 후보를 추리기로 했다. 국민의힘 본경선을 예비경선에서 올라온 4명의 후보와 안 대표, 금 전 의원 등 야권 전체 후보가 겨뤄 야권 단일후보를 만드는 '원샷 경선'을 하자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의 제안에 선을 그으면서도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안 대표가) 제의했다고 우리가 무조건 수용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된 다음에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의 제안은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셈이다. 갈 길이 멀지만 시간은 충분하다"며 "야권 단일화라는 최종 종착지까지 무사히 도착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