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주간' 진행, 제로페이로 결재하면 할인… "상품도 없고 설명도 없어 불편" 아우성
  • ▲ 서울시가 행정사무감사에서 낮은 이용률 등의 문제로 개선사항이 많다고 지적받은 '제로배달 유니온'에 또 다시 세금을 투하하고 있어 논란이다. ⓒ뉴데일리 DB
    ▲ 서울시가 행정사무감사에서 낮은 이용률 등의 문제로 개선사항이 많다고 지적받은 '제로배달 유니온'에 또 다시 세금을 투하하고 있어 논란이다. ⓒ뉴데일리 DB
    서울시가 행정사무감사에서 낮은 이용률 등의 문제로 개선사항이 많다고 지적받은 '제로배달 유니온'에 또 다시 세금을 투입해 논란이다. 근본적인 문제점 개선 없이 시민들의 '혈세'를 투입해 실패한 사업을 되살리려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오는 11~17일 일주일간 '제로배달 유니온'을 이용하면 각종 할인혜택과 경품을 제공하는 '제로배달 행사주간'을 진행한다. 이 행사는 우한코로나(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마련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행사기간 7개 '제로배달 유니온앱(△띵동 △먹깨비 △서울애배달 △부르심제로 △맘마먹자 △로마켓 △놀러와요시장)'에서 주문하고,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으로 결제하면 총 주문금액의 20%, 최대 5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최대 5만원 할인에… 상품권·경품행사에도 35억 써

    시는 이와 별도로 제로배달 유니온에서 10∼15% 할인받을 수 있는 '힘콕(힘내라 집콕)' 상품권도 자치구별로 1억원씩, 총 25억원어치를 발행한다. 이 상품권으로 결제한 이용자 1000명을 추첨해 5만원어치 서울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있다. 

    아울러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한 영수증을 통해 세탁건조기 등 경품을 지급하기도 한다. 시에 따르면, 해당 행사에 소요되는 예산은 약 10억원이다.

    이번 행사의 핵심인 '제로배달 유니온'은 제로페이와 연계한 배달앱이다. 지난 6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발표했다. 기존 6~12%던 배달앱 중개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춰 배달앱 가맹점주 등 소상공인들을 돕겠다는 취지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서울시가 배달플랫폼 회사에 '제로페이'를 결제수단으로 제공하고, 배달플랫폼은 제로페이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들을 유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중소규모 배달업체 16곳과 MOU를 맺고 9월16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이용률이 저조한 데다 이용객들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사실상 '실패한 사업'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먼저 발표한 '공공배달앱'과 비슷해 '박 시장이 이 지사를 따라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5일 열린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 사업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여명 시의원(국민의힘·비례)은 "제로배달 유니온의 앱 다운로드수는 가장 많은 어플이 50만 이상, 가장 적은 어플은 1만 대에 그쳤다"면서 "10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B'사, 'Y'사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이용률"이라고 짚었다.

    이용자 "디자인 조잡" "상품도 없어"… 업계 "완성도 떨어져"

    이용자들이 남긴 후기는 '불편한 점 투성이'라는 의견이 많다. '서울애배달' 이용자는 "시민 편의를 위해 좋은 취지로 만든 것은 응원하지만, 공공기관 앱의 한계인지 조잡한 디자인과 한참 뒤떨어진 편의성에 한숨부터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아직 개발 단계이고 부족하다는 말로 가려질 상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제로배달 유니온 앱 '맘마먹자' 이용자 역시 "찾는 물건의 반은 없고, 인근 마트가 어디인지도 안 나오는 데다 상품설명도 없다"며 "어플 기능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는 "검색 기능이 전혀 안 된다"며 "웬만하면 설치하지 말라"고 후기를 남겼다.

    여명 시의원은 "전형적인 관치행정"이라며 "차라리 그 예산을 소상공인에게 직접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제로배달 유니온 앱들을 직접 다운받아본 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들이 많다"며 "이런 앱에 억 소리가 나는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 관계자들은 세금을 통해 이용자를 늘릴 생각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며 "앱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