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은 경제적 대가 치를 것"…가디언 "트럼프 재집권하면 어떻게 될지 몰라"
  • ▲ [내슈빌=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미 대선 최종 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내슈빌=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미 대선 최종 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격돌하고 있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승리하든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시 중국과 대립적인 관계를 계속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바이든의 미국은 기후변화와 코로나 대응 등 일부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각) "누가 백악관을 차지하든 미·중간 긴장관계는 계속되고 다만 방법론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4년 전 믿었던 트럼프에 뒤통수… 바이든도 마찬가지일 수도"

    가디언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중국인들이 "인권보다는 거래에 집중할 수 있는 사업가"로 트럼프 대통령을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시 주석을 흠모한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후 홍콩 보안법과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 그리고 대만에 집착하며 중국의 뒤통수를 때렸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일반적으로 '친중'으로 알려진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현재 미국 국내의 반중 정서에 입각해 '중국의 기대'를 저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과거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집권하기 전 그를 여러 차례 만나며 친분을 쌓았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대선 토론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물론 시 주석까지 '폭군'(thug)이라고 부르며 날을 세웠다. 또 홍콩 시위대들을 향해 용감하다고 추켜세우는 등 반중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8월 채택된 민주당 정책강령에 '하나의 중국' 원칙이 삭제된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당의 강령대로 모든 정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는 하나, 민주당의 외교정책 입안자들의 중국에 대한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에서도 나온다. 당시 중국 환구시보는 "바이든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라는 칼럼을 싣기도 했다. 

    "미·중 대립, 광범위한 분야서 지속… 누가 되든 긴장 고조"

    청샤오허 베이징 인민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는 "미중 관계가 너무 나빠졌다. 예전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가디언에 밝혔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역시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앞으로 경제·정치·지정학 전략·인권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미중 간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집권 시 기후변화·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등 일부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 두 가지 분야는 양국 간의 격전지가 아닌 부차적인 분야란 것을 커틀러 전 부대표가 상기한 것이다. 

    다만, '양국간 대립의 종착지가 어디일까'란 지점에서 바이든 정권이 트럼프 행정부와 중요한 차이점이 있으리란 예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피했던 다자간 기구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마지막 대선 토론회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중국과 군사충돌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에 이렇게 요구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규칙이 있다. 우리가 규칙대로 할 테니, 너희(중국)도 규칙대로 해라. 그렇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마지막에 "경제적으로"라는 단서를 달았다.

    "바이든은 경제제재에 치중 예상… 트럼프 되면 군사충돌 가능성도"

    가디언은 "이와는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대립적이면서도 일방적인 조치를 감행해 더욱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즉각적인 압박인 데 비해, 바이든 행정부는 보다 포괄적이면서도 예측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에 우호적인 매체로 평가받는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군사충돌 가능성을 더 높인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자크 들릴(Jacques deLisle) 펜실베니아대학 현대중국연구센터 소장의 견해를 인용해 "중국은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안 남았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악물고 참아왔다"면서 "트럼프가 재선되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라고 전했다. 청샤오허 인민대학교 교수는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면서도 "만일 더 나빠진다면 군사충돌이 가까워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