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수사 중' 이유로 국감 증인 거부…"국민 앞에 서는 것 두렵나" 비판 쏟아져
  •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국회 의안과에 라임·옵티머스 펀드 금융사기 피해 및 권력형 비리 게이트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국회 의안과에 라임·옵티머스 펀드 금융사기 피해 및 권력형 비리 게이트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민주 맘대로 국감]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이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23일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한 국정감사에 불참하자 야당에서는 "피해자의 피눈물을 생각해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전 행정관은 검찰 수사와 임신 등을 이유로 국감 출석을 거부한 바 있다. 

    이모 전 행정관, 끝내 국감 출석 거부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이OO 전 행정관이 친족의 재판과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며 "이것은 국민 앞에 서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이 행정관이 청와대에 어떻게 들어갔으며 금융 관련 어떤 일을 했는지, 금감원장 감찰 때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 국민들은 궁금해하고 있다"며 "반드시 이 자리에 나와 국민들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고, 특히 공직에 근무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나와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전 행정관은 수천억원대 사기 판매 및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는 옵티머스 회사 지분 9.85%(주식 10만 주)를 보유한 대주주이자 구속기소된 옵티머스 사내이사 윤모 변호사의 배우자다.

    또 이 전 행정관은 주식 보유 사실을 숨기고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6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성 의원은 △이 전 행정관이 사외이사를 지낸 농어촌공사가 옵티머스에 30억원을 투자한 경위 △옵티머스 자금세탁 창구로 지목된 유령회사 '셉텔리언' 지분 50%를 이 전 행정관이 보유한 사실 △청와대에서 일하게 된 경위와 당시 맡았던 금융 관련 업무 등 이 전 행정관이 연루된 여러 의혹을 열거했다.

    "옵티머스 사기 피해자는 피눈물 나는데"

    "이 전 행정관은 가장 큰 중심에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한 성 의원은 "사실이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데 국회를 무시하면서 증언대에 서지 못하게 된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고 의혹에 대해 스스로 자인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행정관을 국감 증인으로 요청했던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옵티머스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사기 피해자들 중 입원한 상태에서 조기퇴원하고 오셔서 피해를 호소한 분들도 있다"면서 "이 문제를 바라볼 때 항상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불출석사유서 내용을 알고 싶어 요구하니 어제(22일) 오후 2시에 팩스로 왔다. 사유서 내용을 알아야 인정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는데, 정상적 행정 절차인지 아쉽다"며 "개인적 사정은 안타깝지만 나와서 소명했어야 하는데 안 나온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아쉬워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특검법안을 국민의힘과 함께 발의하며 공동전선을 구축한 국민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공직에 조금이라도 몸 담았다면 설명의 의무가 있다"면서 "의무를 외면하는 행태가 안타깝다. 공직자와 함께해야 하는 국민의 불행이 느껴진다"고 질타했다.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 위증 혐의 고발해야"

    이와 함께 야당에서는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일종 의원은 "정 사장의 국감 허위 위증에 대해서 정무위가 고발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정 사장은 정무위 국감에서 옵티머스 상품 판매에 대해 몰랐고 부탁이나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는데, 농해수위 국감에서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를 상품기획본부장에게 소개시켰다고 증언했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지난 13일 금감원 대상 정무위 국감에서는 '옵티머스 펀드 추천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펀드와 관련해 경영진이 판매에 관여할 수 없는 제도로 돼있다"고 답변했다. 연락이나 청탁을 전혀 받은 적이 없다는 답변이었다.

    그러나 사흘 뒤인 지난 1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대상 국감에서는 "지난해 4월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으로부터 전화가 와 담당 본부장에게 연락해보라고 메모를 전달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