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재심청구' 5개월 뭉개… 문빠들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끝까지 조롱
  • ▲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상윤 기자
    ▲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상윤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에 기권표를 던져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았던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탈당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내로남불' '말 뒤집기' '편 가르기' '오만한 태도'에 실망했다는 것이다. 

    금 전 의원의 탈당 소식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떠나서 아쉽다" "나가서 시원하다" 등 반응이 엇갈린 반면, 야권인 국민의힘·정의당·국민의당에서는 "금 전 의원이 우리 당에 왔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금태섭 "문빠에 좌표 찍혀도... 與 지도부마저 눈치 보고 외면"

    금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밝힌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며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가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라며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런 모습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문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고 토로한 금 전 의원은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 절망했다"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그러면서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며 "민주당이 예전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활기를 되찾고 상식과 이성이 살아 숨 쉬는 좋은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이낙연·전재수 "떠나 아쉬워"… 김남국 "철새, 국민의힘 가려는 것"

    이 같은 금 전 의원의 탈당선언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금 전 의원의) 충고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떠나신 부분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전재수 의원도 통화에서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이 마냥 좋지는 않다"며 "당에서 금 전 의원의 가치와 노선에 동의하는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 상의도 하고 그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 전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던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에 보기 힘든 철새정치인의 모습"이라며 "빨리 탈당해서 국민의힘에 입당해 내년 서울시장이나 지역구 재·보궐선거를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깔아뭉갰다. 

    친여 성향 네티즌들도 페이스북과 인터넷 커뮤니티인 클리앙을 통해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앓던 이가 빠진 듯 시원하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라" "자고 일어났더니 이렇게 기쁜 소식이" "넌 빨간색 점퍼가 더 잘 어울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래 꺼져"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댁이 탈당하는 것을 보니 민주당이 건강해지고 있다" "속이 다 시원하다" "끝까지 XX하면서 기어 나가네" 등의 비판댓글도 있었다.

    국민의힘·정의당·국민의당 "금태섭 환영한다" 한목소리

    야권은 "금 전 의원이 입당한다면 환영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통화에서 "금 전 의원의 탈당은 정치권의 새로운 신선한 변화의 시작"이라며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 금 전 의원이 의지가 있고 당심이 수용해준다면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입당하는 것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금 전 의원의 탈당으로 민주당은 인재를 잃었다"며 "정의당의 문은 언제나 크게 열려있다"며 금 전 의원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긍정적 견해를 보였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도 "개인적으로 금 전 의원이 우리 당과 이미지도 맞고, 컬러도 비슷하시기 때문에 입당하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