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MBC '라디오스타'서 "군대 안 가도 되는 상황이었나" 질문에 "맞다"고 실언
  • ▲ 지난 7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 방송 화면 캡처. ⓒ네이버 TV
    ▲ 지난 7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 방송 화면 캡처. ⓒ네이버 TV
    유튜브 채널 '피지컬 갤러리'와 '무사트'의 합작 콘텐츠, '가짜사나이'로 스타덤에 오른 이근(37) 대위가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사실상 군대를 안 가도 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984년 한국에서 태어난 이근 대위는 3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건너가 초중고를 모두 미국에서 다녔다. 이는 이근 대위가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할 수 있는 영주권자일 뿐, 태어날 때부터 미국 시민권을 갖는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법적으로 한국인인 이근 대위는 당연히 한국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지난 7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군대에 입대했다는데…" "군대를 안 가도 되는 상황이었나"는 MC들의 질문에 "맞다. 저는 미국에서 살고 있었고, 미국 사람처럼 살았기 때문에 당연히 미군 가는 게 목표였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근 대위는 이어 "미국은 주민등록증이 없어 제가 미국 사람인 줄 알았는데, 미군 해군사관학교로부터 지원을 거부당하면서 한국 국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해 자신이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말이 서툰 것인지 아니면 방송이라 긴장했던 것인지, 앞서 '군대를 안 가도 되는 상황이었나'는 MC들의 질문에 "맞다"고 인정하면서 마치 자신은 국방의 의무를 질 필요가 없었는데 자원에서 입대한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앞뒤 정황을 보면 그는 영주권자가 미군에 입대하면 1년 만에 미국 시민권이 나와 한국 군대에 입대할 필요가 없어지는데, 자신은 이런 혜택을 과감히 포기하고 한국을 택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고등교육을 받은 그가 자신이 미국 시민권자인지 영주권자인지도 몰랐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게 네티즌의 중론이다.

    황당한 것은 MBC가 이근 대위의 '실언'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는 점이다. 방송 직후 MBC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네이버TV 공식 계정에 "미국 시민권까지 포기하고 대한민국 군대에 입대한 이근"이라는 제목으로 이근 대위가 출연한 689회 영상을 올렸다.

    이에 영상 댓글란에 "사실 관계가 틀렸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이 점을 지적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제작진의 무책임함을 성토하는 댓글들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원래 한국 국적이니까 어차피 군대가야 했던 거잖아. 영상 제목 왜 저래"라며 제작진의 실수를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미국 시민권도 없으면서 뭔 포기야? 거짓말 대마왕"이라며 이근 대위와 제작진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외에도 "애초에 시민권이 없었으니 시민권을 포기한 것도 아니고 군대를 안 가도 됐던 것도 아닌데, 진행자들이 영주권과 시민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설명을 잘못한 것"이라며 MC들의 실수를 지적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689회 영상 제목을 "미국 생활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군대에 입대한 이근"이라고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