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前 입학처장 강모 교수, 8일 재판에 정씨 측 증인 출석… "봉사활동 한다고 정씨에게 들었을 뿐"
  • ▲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내 정경심 씨 재판에 정씨 측 증인으로 출석한 강모 동양대 교수가 "조민(조국 딸)이 동양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직접 보지는 않았다"고 증언했다. 

    강 교수는 당초 "조씨를 동양대에서 여러 번 봤다"고 증언했으나, "봉사활동을 하는 걸 본 것은 아니지 않으냐"는 재판부의 추궁에 "그렇다"고 답했다.

    강 교수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 심리로 열린 정씨의 28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씨의 딸 조민 씨를 동양대에서 여러 번 목격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2012년 여름께 동양대에서 조씨를 오며가며 봤다"는 것이다.

    이날 정씨 측 증인으로 소환된 강 교수는 지난해 9월 조씨의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진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조씨를 기특하게 여겨 내가 직접 정경심 교수에게 (조민의) 표창장 수여를 제안했다"며 "(동양대) 교수들이 표창장을 주는 데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조민 봤다"→"봉사활동 본 건 아냐"… 말 꼬인 정경심 동료

    강 교수는 이날도 "동양대에서 조씨를 처음 본 것이 2012년 여름인가"라는 정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그때쯤"이라며 "당시 조씨가 최성해 총장에게 용돈을 받았다고 해서 기억한다. 2012년 여름방학 무렵 (동양대에서) 여러 번 조씨를 봤다"고 답했다.

    그러나 강 교수는 검찰의 반대신문에서는 다소 결이 다른 답변을 내놨다. 그는 "(조민을) 동양대 본관에서 봤을 뿐 봉사활동을 한 걸 본 적 없다고 장경욱(동양대 교수)에게 얘기한 적 있지 않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재판부가 "장경욱에게 '조민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직접 봤다. 표창장 줘야 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는 건가. 그럼 봉사활동 한 것은 어떻게 알았나. 피고인(정씨)에게 들어서 안 것인가"라고 묻자, 강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조씨를 동양대에서 봤지만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직접 본 것은 아니며, 정씨로부터 "딸이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들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정씨에게 '전해 들은' 말로 표창장 수여를 제안한 것을 인정한 셈이다.

    강 교수는 또 "입학처장을 할 때 정씨의 아들 조원 씨를 데리러 터미널에 간 적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네"라며 "정씨가 당시 총장님과 친분이 있어 내 상관처럼 느껴졌다. (정씨가) 후임 교수였지만 어쩔 수 없이 부탁을 들어줬다. 당시 (정씨의) 이런저런 심부름을 많이 했다"고도 말했다.

    재판부 "조민 표창장 직인 모양, 다른 표창장과 달라"

    한편 이날 재판부는 "조민 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속 총장 직인이 다른 표창장(의 직인)과는 다르게 보인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재판부는 "검찰 주장에 의하면 조씨의 표창장 속 총장 직인은 실제 총장 직인과 모양이 다르다. 직인의 모양이 아예 다르게 보인다"며 정씨 측 변호인에게 명쾌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씨 측 변호인은 '표창장 속 직인이 총장의 직인과 모양이 같다, 또는 다르다'를 주장해야 한다"며 "동양대의 상장대장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는 등의 주장은 변호인 측 주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씨 측 변호인은 "포렌식 보고서를 기초로 추후 변론하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월 공판에서 조씨의 표창장 속 동양대 총장 직인이 다른 표창장과 다르게 생겼다는 점을 위조 정황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정씨가 아들 조원 씨의 동양대 상장에서 총장의 직인 부분을 오려 붙여 딸의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