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석 "파시스트 정부였다면 의협회장, 암매장됐을 것" 막말… 김근식 "최근의 독재현상도 공부하라" 훈계
  • ▲ 황희석(사진 좌) 열린민주당 최고위원과 김근식 경남대 교수. ⓒ사진 출처 = 뉴시스(좌) / 뉴데일리DB
    ▲ 황희석(사진 좌) 열린민주당 최고위원과 김근식 경남대 교수. ⓒ사진 출처 = 뉴시스(좌) / 뉴데일리DB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겨냥, "파시스트 정부였다면 고문당한 뒤 땅 속에 묻혔을 것"이라는 험악한 말을 내뱉었다. 이와 관련,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과거 군사독재 말고 최근의 독재현상도 공부 좀 하고 떠들라"며 "황 위원의 용감한 무식함이 놀랍다"고 응수해 온라인상 설전(舌戰)이 벌어졌다.

    "최대집, 파시스트 정부였다면 고문당한 뒤 땅 속에‥"


    먼저 황 최고위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파시스트적'이라고 비판한 기사를 링크한 뒤 "파시스트가 뭔지 몰라도 정말 모르는 듯하다"며 "일국의 의협회장이라는 자가 의술은 모르겠다만, 역사와 사회는 조금도 배우지 못한 무식을 자랑스레 떠벌리니, 이 사람을 뽑은 의사들은 어떤 심정인가 묻고 싶다"고 비꼬았다.

    황 위원은 "파시스트 정부라면, 아마 이런 의협회장도 쥐도 새도 모르게 납치되어 어디론가 끌려가 고문 속 취조를 당한 뒤 지금쯤은 땅 속이나 바닷속에... 나찌의 히틀러가 그랬고, 칠레의 피노체트가 그랬다는 것은 잘 알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도 그에 필적할 만한 자가 있었으니, 그런 것은 전임 박근혜 대통령과 그 수하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 정권을 에둘러 비판한 그는 "정부를 매도하고 공격하는 데만 급급해 아무 말이나 갖다 붙이다 보니, 아직도 살아있는 진짜 파시스트들이 당혹스러워 할 듯하다"고 글을 매조졌다.

    황 위원의 글이 파장을 일으키자 미래통합당에서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근식 교수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황희석 최고, 과거 군사독재 말고 최근의 독재현상도 공부 좀 하고 떠드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황 위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막말보다 황희석의 용감한 무식함이 더 놀라워"


    김 교수는 "멀쩡한 사람에게 '고문당한 뒤 땅속에 묻혔을 것'이라고 저주를 퍼붓는 건, 본래 대깨문과 조빠들로 동종교배된 '열린민주당의 최고위원다운' 행태여서 그리 놀랍지는 않다"면서 "제가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용감한 무식함"이라고 조소를 날렸다.

    김 교수는 "히틀러는 대표적인 파시스트지만 피노체트는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독재자일지언정 파시스트에는 어울리지 않다"며 "최근에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연성독재와 유사독재가 횡행한다는 사실을 황 위원은 아예 모르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황 위원의 기억의 전부인, 고문하고 죽이고 암매장하는 과거 하드코어 군사독재는 지금 흔하지 않다"면서 "요즘 지구상에는 민주적 선거로 선출된 정부가 민주주의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이른바 '연성독재' '유사독재'가 출몰하고 있고, 차베스부터 트럼프·두테르테·에르도안에 이어 총선 압승 이후 문재인 정권도 그와 유사한 권력행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 검찰중립, 언론의 견제, 의회민주주의, 여야 존중과 협치 등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들이, 선출된 권력자의 민주적 권한남용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며 "케임브리지 대학의 데이비드 러시먼 교수가 그의 저서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신호들'에서 최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쿠데타가 횡행하는 현상을 적나라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제발 책도 읽고 공부도 좀 하고 떠들라"고 충고한 김 교수는 "공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자가 법률은 모르겠다만, 역사와 정치는 조금도 배우지 못한 무식을 자랑스레  떠벌리니 이사람을 뽑은 당원들은 어떤 심정인가 묻고 싶다"며 "황 위원이 의협회장에게 퍼부은 말을 그대로 돌려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