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중국 애칭도 '마오마오'였는데 왜 이효리만 비난?
  • ▲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캡처.
    ▲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방송 화면 캡처.
    가수 이효리가 중국 초대 국가주석인 마오쩌둥(모택동·毛澤東)을 비하했다는 황당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차기 활동명으로 '마오'가 어떻겠느냐는 말을 꺼냈다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국부를 욕보였다"는 맹비난을 받고 있는 것.

    이들은 "'마오'가 마오쩌둥의 성과 동일해 중국에선 '마오이즘(마오쩌둥의 혁명사상)'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며 "한국의 일개 연예인이 중국의 지도자를 조롱했다"는 댓글로 혐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24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출연자인 이효리 씨가 활동명을 정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마오'와 관련해 일부 해외 시청자분들이 불편함을 느꼈다는 내용을 접하게 됐는데, 보내주시는 우려처럼 특정 인물을 뜻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이효리가 말한 '마오'와 중국의 '마오쩌둥'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더 이상의 오해를 막기 위해 어제부터 제공되는 유료 서비스에서는 해당 내용을 편집했다"면서 "이효리 씨의 최종 부캐명은 다른 이름으로 정해진 상태다. 앞으로 보다 세심하고 신중하게 방송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효리의 공식 사과를 요청하거나 이효리를 비난하는 중국발(發) '악플'이 끊이지 않아 제작진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과거 한중 합작그룹 '타임즈(TimeZ)'의 중국인 멤버 이름이 '마오'였고,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의 중국 애칭도 '마오마오(毛毛)'였다"며 "당시엔 이런 논란이 없었는데 갑자기 '마오'라는 말을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악플이 쇄도해 어리둥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공산당 지령 받고 온라인 여론몰이?


    일각에선 중국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영도소조 조장을 겸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이 권좌에 앉은 후로 온라인에서 '중화(中華) 국수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와 이번 일이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을 보이기도.

    중국공산당 산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2015년 인터넷 댓글 활동을 통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전파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삭제하는 일을 맡을 청년인터넷문명지원자를 공개 모집한 바 있다.

    공산주의 사회제도 구현을 목표로 1920년 5월 발족한 '공청단'은 문화혁명 당시 해산됐다가 1976년부터 조직을 재정비,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은 중화 사상이 깃든 국수주의가 중국에서 기승을 부리는 중심에 '공청단'이 자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몇년 전 남중국해 판결 직후 공청단 웨이보 계정에 "중국은 한점도 작아질 수 없다(中國一点都不能少)"고 주장한 중국 출신 한류스타들의 이름이 게재돼 공청단이 온라인 여론부대를 이끌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2016년 인천대가 실시한 중국인 유학생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해외 유학생 다수는 '공청단' 소속으로 알려졌다.
  • ▲ 이효리 인스타그램 캡처.
    ▲ 이효리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