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지율 역전을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 전문가 "현실부정, 자기최면 효과"
  •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야당이 지지율로 고전할 때마다 등장하던 '샤이(Shy·수줍음)'라는 단어가 집권여당에서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미래통합당에 역전된 현상이 민주당을 향한 지지자들의 일시적 지지철회, 즉 '샤이 민주당'의 증가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정책을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으면서도 다시 지지율을 회복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14일 본지와 통화에서 "중도층에서 일시적으로 지지를 철회할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지지자들이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지지층이 견고한 상태에서 진보세력 일부 지지자들이 부동산 논란으로 '샤이 문재인' '샤이 민주당'으로 돌아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샤이 문재인·샤이 민주당으로 돌아서며 나오는 일시적 지지율 하락"

    이 관계자는 "당의 지지율이 역전당한 것은 부동산정책의 초기 정착 과정의 불만과 청와대 참모진의 부동산 매각 과정에 대한 반작용"이라면서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지도가 이렇게 역전됐지만 대안이 없는 정당에 국민이 지속적인 지지를 보낼 턱이 없다"며 "부동산3법이 가지고 있는 힘이 나타나면서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집 없는 서민들이 법을 잘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국민들이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가는 이런 상황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일어나는 지지율 현상이 '비정상 상태'임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이 같은 주장은 주로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야당에서 나왔었다. 야당은 2017년 19대 대선과 2020년 21대 총선에서 지지 정당을 밝히고 싶지 않아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지지층이 선거에서 투표하며 결집한다는 '샤이 보수론'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하지만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후보는 24%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이 민주당에 180석을 내주고 103석을 획득하며 참패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샤이 민주당'을 거론하며 지지율 역전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것을 '자기최면'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文정부 이전으로 못 돌아가… 권력 최면 효과"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너무 급작스럽게 지지율이 떨어지고 여론이 격변하다 보니 '이게 뭐지? 잘못한 거 맞나?'라는 현실부정을 하는 것"이라며 "과거 새누리당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설마 탄핵당할까' 했는데, 권력을 쥐면 약간 마취되는 최면효과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관련 "민주당이 효과가 금방 나올 것처럼 말하지만, 의구심만 커지는 상황에서 부동산가격은 문재인 정부 이전의 가격을 도로 찾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남은 것은 남북관계뿐인데, 국제정세와 맞물려 반전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실시한 8월 2주차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33.4%를 기록하며 통합당(36.5%)에 3.1%P 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논란이 있던 2016년 이후 민주당이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처음이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