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소식통 “며칠 전 촬영한 사진, 이미 물 빠져”… 미국 전문가들 “별 영향 없을 듯”
  • ▲ 38노스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영변 핵시설 일부와 구룡강 일대 위성사진. ⓒ38노스 관련보고서 화면캡쳐.
    ▲ 38노스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영변 핵시설 일부와 구룡강 일대 위성사진. ⓒ38노스 관련보고서 화면캡쳐.
    북한 영변 핵시설 일부가 홍수로 침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부 언론은 방사능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한국군과 미국 전문가들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8노스 “북한 영변핵시설 옆 구룡강 범람, 냉각시설 침수”


    미국 스팀슨 센터 산하 북한연구프로그램 38노스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영변 핵시설 일부가 홍수로 침수됐다”며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 7월 22일과 8월 6일 상업용 위성이 영변 핵시설과 구룡강 일대를 찍은 것이었다. 지난 6일 촬영한 사진을 보면 구룡강 수위가 급격히 올라 원자로 인근 강변을 집어삼킨 모습이 보인다.

    강이 범람한 곳에는 원자로 냉각수 공급시설이 포함돼 있었다. 영변 5MWe(메가와트)급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료(ELWR)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38노스는 홍수로 인해 원자로와 연결된 냉각시설이 침수돼 냉각수 펌프 등에 이상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자로 가동에는 냉각수 공급이 필수적인데 펌프 시설이 침수돼 고장이 나거나 냉각수 송수관이 막혔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군 소식통 “며칠 전 사진…이미 물 다 빠져” 38노스 “별 이상 없을 듯”

    국방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저희는 통상적으로 외신 보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에 대해서는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고, 한미 정보당국 간에 긴밀하게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 구룡강이 범람해 침수되기 직전인 원자로 냉각수 펌프 시설. ⓒ38노스 관련보고서 화면캡쳐.
    ▲ 구룡강이 범람해 침수되기 직전인 원자로 냉각수 펌프 시설. ⓒ38노스 관련보고서 화면캡쳐.
    익명을 요구한 군 소식통은 지난 13일 “해당 사진을 촬영한 뒤 구룡강 수위가 대폭 낮아졌다”면서 “현재로써는 영변 핵시설에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영변 핵시설 침수 보고서를 작성한 38노스의 제니 타운 연구원 또한 “이번 구룡강 범람이 영변 핵시설에 준 영향은 비교적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3일 전했다. 타운 연구원은 “영변 핵시설 가운데 5MWe 원자로는 가동을 하지 않은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고, 실험용 경수로 또한 현재 가동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 보인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냉각수 공급시설이 침수돼도 별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북한을 찾아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시설을 둘러봤던 스탠포드대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 또한 “침수된 두 번째 펌프시설은 제가 2010년 11월 방북했을 때 봤던 실험용 경수로 냉각수 공급시설인데, 그 원자로는 여전히 가동을 하지 않는 상태여서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영변 핵시설은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5MWe 원자로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 공장 등이 있다. 북한은 미북정상회담 당시 영변 핵시설을 완전 폐쇄하는 대신 대북제재를 해제하라고 요구하면서 이곳이 북한 핵무기 개발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점에 집중한 일부 국내 언론은 38노스의 보고서가 나오자 “구룡강 범람으로 시설이 침수돼 영변 핵시설에서 방사능이 유출됐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