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연설서 정부·여당의 실정 맹폭…野는 박수 與는 침묵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정권은 '도덕적으로 파탄난 전체주의 정권'"이라며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 권력형 성범죄, 외교안보, 부동산정책, 윤석열 압박, '조국·윤미향 사태' 등 정부·여당의 실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이에 통합당 의원들은 "잘한다"고 박수 치며 응답했고,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은 등을 돌리고 동료 의원과 잡담하는가 하면 지루하다는 듯 졸기도 했다.주호영 "與, 의회권력마저 장악하며 일당독재로 가"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 존재 이유는 행정부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대통령권력을 추종하는 것을 넘어 옹호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라며 정부를 향한 여당 내 쓴소리 부재를 꼬집었다.그러면서 "이미 대통령권력과 지방권력, 사법권력과 언론권력, 심지어 시민사회권력까지 완벽히 장악한 상황에서 이제 마지막 남아있던 의회권력마저 완전 장악하고 돌격태세를 구축함으로써 일당독재, 전체주의 국가가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조국·윤미향·인국공·성추행 의혹 등 열거하기도 숨 차"'공정과 정의'를 내건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그 가치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문 정부의 '내로남불'식 부정부패를 지적한 것이다.주 원내대표는 "조국 전 장관 일가의 부정·비리와 그 수사 과정, 윤미향 전 정의연 대표의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관리 및 단체 운영 실태와 그 수사 과정,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드러난 불공정과 기회 박탈, 안희정·오거돈·박원순 등 민주당 출신 단체장들의 성추행 실상과 처리 과정, 이루 열거하기도 숨이 찰 지경"이라고 개탄했다.이어 "국민들은 이 정권의 위선에 큰 배신감을 느끼고, 들 나도 당당한 몰염치에 분노하고 있다"며 "공정과 정의를 비롯한 가치들은 그저 정권을 잡기 위한 구호에 불과했던 것인가"라고 꼬집었다.또 권력형 성범죄의 진실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며 초당적 특별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의 잇따른 성추행 의혹과 관련,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박 전 시장이 성추행을 무려 4년이나 지속했다는 고소 내용도 경악스러웠지만, 사과도 설명도 없는 갑작스러운 죽음도 큰 충격이었다"고 전제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은 여전히 그를 옹호하고 피해 여성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위한 특위 구성"을 제안한 주 원내대표는 "안희정 전 지사, 오거돈 전 시장과 박원순 전 시장까지 이어졌던 권력형 성범죄를 더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주 원내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권을 향한 수사를 시작하자 정부·여당에서 압박을 가한다고도 비난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권력실세인 조국 전 장관, 울산시장선거 개입 등의 수사를 이어가자 여권은 돌변해 윤 총장을 나쁜 검사로 만들고 쫓아내기에 급급하다"며 "추미애 장관은 연일 윤 총장을 찍어 누른다. 우리의 약점을 건드리는 자는 누구든지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부동산대책, 文 사과하고 김현미 경질해야"주 원내대표는 특히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등 관계자들의 경질을 요구했다. 정부가 22번의 대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차도를 보이지 않는 만큼 관련자를 향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서민들은 열심히 벌어서 내 집 한 채 장만하는 것이 평생의 꿈인데, 집값은 급등하고 대출은 막아 놓으니 '이생집망'(이번 생에 내 집 마련은 망했다)이라고 절규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따져 물은 주 원내대표는 "무엇이 잘못됐는지조차 모르는 김현미 장관과 경제팀을 조속히 경질하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께 사과해야 하지 않나"라고 주문했다.외교·안보분야에서는 정부의 굴종적 대북정책의 선회를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3년간 이 정권은 평화 프로세스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온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며 "하지만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북측의 입에 담을 수 없는 조롱과 모멸로 그 허상(虛像)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고 비판했다.제1야당 원내대표 연설인데…與 의원 등 돌리고 졸기까지이날 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은 약 30분간 진행됐다. 주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의석 수 차이에서 오는 열세를 만회하고 국민에게 직접 호소한다는 전략에 따라 상임위원장 독식, 부동산정책, '조국·윤미향 사태' 등 정부·여당의 실정을 폭넓게 다뤘다.통합당 의원들은 38번의 박수로 연설에 화답하며 중간중간 환호와 함께 "잘한다" "맞습니다"라고 외쳤다. 연설이 끝나자 통합당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주 원내대표를 맞았다.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마스크를 쓴 채 꼼짝 않고 연설을 지켜봤다. 다만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연설 시작과 동시에 등을 돌린 채 뒤에 앉은 동료 의원과 얘기를 나눴으며,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연설이 지루하다는 듯 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