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 A씨, 8일 확진판정 후 9일 나이트 등 방문…인천 학원강사 접촉 후 '확진' 택시기사 열흘간 운행
  • ▲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태 이후 유흥업소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이후 한산해진 이태원 거리 모습이다. ⓒ권창회 기자
    ▲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태 이후 유흥업소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이후 한산해진 이태원 거리 모습이다. ⓒ권창회 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발' 우한코로나 확진자가 175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진환자 중 1명은 확진판정받기 전 경기도 부천의 한 나이트클럽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태원 클럽 방문 뒤 '무직'이라고 거짓말했던 인천의 학원강사를 태운 택시기사 부부도 확진판정받으면서 지역감염 우려가 커졌다.

    클럽발 확진자 175명… 직접 방문 52%, 확진자 접촉 48%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170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방대본 집계 이후 서울에서 3명(20대 남성 2명, 70대 여성 1명), 인천에서 2명(60대 부부)이 추가돼 이날 오후 6시 기준 클럽 관련 확진자는 총 175명이 됐다.

    이날 오후 추가 확인된 20대 남성 2명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로, 그 외 70대 여성과 60대 부부는 클럽 방문자 접촉자로 확인됐다. 특히 인천에서 추가로 확인된 60대 부부는 택시기사인 남편이 '무직 논란'을 일으켰던 이태원 클럽 방문자인 인천 학원강사와 접촉해 확진판정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택시기사는 학원강사와 접촉 이후 10일 동안 택시를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175명 중 클럽을 직접 방문한 환자는 91명(52%), 나머지 84명(48%)은 이들의 가족·지인·동료 등 접촉자다. 연령별로는 19~29세가 104명(59.4%)로 가장 많다. 이어 30대 27명, 18세 이하 17명, 40대 11명, 50대 6명, 60세 이상 10명 등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96명, 경기 33명, 인천 27명 등 수도권에서만 156명(89.1%)이 확진자로 확인됐다. 그밖의 지역으로는 충북 9명, 부산 4명, 충남·대전·전북·경남·강원·제주 각 1명씩이다. 성별로는 남성 140명(80%), 여성 35명(20%)이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이태원 집단감염이 대구 신천지교회 사례처럼 폭발적 유행으로 번지지는 않았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추가적 집단감염 사태를 우려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역학조사 과정 중 확진자의 나이트클럽 방문 사실을 어제 파악했다"며 "이태원 클럽 방문자 조사와 마찬가지로 방문자 명부와 카드 이용 내역 등을 통해 부천 나이트클럽 방문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태원 클럽 방문' 확진자, 부천 나이트클럽·호프집·노래타운 등도 방문

    방대본에 따르면,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는 베트남 국적 A씨(32)는 지난 1일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8일 확진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그는 확진판정받은 다음날인 9일 오후 11시48분부터 10일 0시34분까지 부천 '메리트나이트'를 찾았다. A씨는 해당 나이트클럽 방문 이후 친구들과 인근 호프집· 노래타운 등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 본부장은 "나이트클럽 방문자 명부는 확보했지만, 시간대별로 언제 누가 들어왔는지 특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 당시 접촉자 규모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9일 오후 11시48분부터 10일 0시34분 사이 부천 소재 '메리트나이트'를 방문한 사람은 관할 보건소나 1339에 문의해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A씨의 동선 파악이 늦어진 것과 관련 박영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장은 "해당 확진자가 외국인이어서 의사소통이 어려워 확진 등이 늦어졌다"며 "발병일은 14~15일로 얘기하고 있는데 좀 더 당겨서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 서울 이태원 거리에 유흥업소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 안내문이 걸려있다. ⓒ권창회 기자
    ▲ 서울 이태원 거리에 유흥업소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 안내문이 걸려있다. ⓒ권창회 기자
    방역당국은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4월 말 확진자들의 모임을 통해 시작됐을 것이라고 봤다. 박 팀장은 "이태원 유흥시설과 관련해 현재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5월1, 2일 (클럽을) 많이 방문해 이 사람들을 통해 5월6, 7일 인지됐지만 시작은 그보다 앞서 일어났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4월 말에 초기 환자들의 모임을 통해 감염됐고, 그 이후 이태원 유흥업소를 통해 좀 더 확산되지 않았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본부장은 박 팀장이 말한 모임과 관련 "어디를 특정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초기 양성 환자들의 동선 등 어떤 공통점들이 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어서 조사가 더 진행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보건당국 "이태원발 집단감염, 4월 말 모임서 시작"

    국내 일일 신규 우한코로나 확진자는 3일째 10명대를 유지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날 0시보다 15명 늘어 총 1만1065명이 됐다.

    지난 7일까지 4명이었던 일일 추가 환자 수는 8일 12명, 9일 18명, 10일 34명, 11일 35명으로 증가한 뒤 12~15일 4일간 20명대를 유지했다. 그 뒤 16일 19명, 17일 13명, 18일 15명으로 3일째 10명대를 보였다.

    이날 추가 확인된 15명 중 국내에서 발생한 지역사회감염 사례는 5명(경기·충북 각 2명, 대구 1명)이다. 나머지 10명은 해외입국 사례다. 공항 입국 검역에서 7명, 입국 후 국내에서 발견된 사례 3명(서울·경기·충북 각 1명)이다.

    완치자는 16명 늘어난 총 9904명(완치율 89.5%), 사망자는 1명 늘어 263명(치명률 2.38%)이 됐다.

    한편 17일(현지시각)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각국 발표를 취합하는 우한코로나 발생현황(CSSE)에 따르면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473만323명, 사망자는 31만5482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환자와 사망자(괄호 안)는 미국 148만6742명(8만9564명), 러시아 29만678명(2722명), 영국 24만4995명(3만4716명), 브라질 24만1080명(1만6122명), 스페인(23만698명(2만7563명), 이탈리아 22만5435명(3만1908명), 프랑스 17만9693명(2만8111명), 독일 17만6551명(7975명), 터키 14만9435명(4140명), 이란 12만198명(6988명), 인도 9만6169명(3029명), 페루 9만2273명(2648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