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수습도 못했는데 내부 총질" 비난 여론"… "당권 앞두고 존재감 과시" 분석
  • ▲ 김무성(사진) 미래통합당 의원이 11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극우 보수 유튜버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종현 기자
    ▲ 김무성(사진) 미래통합당 의원이 11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극우 보수 유튜버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종현 기자
    4·15총선 참패 원인 분석을 두고 미래통합당 내부 총질이 재연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 대표를 맡았던 김무성(68) 통합당 의원이 "앞으로 보수 유튜버들과 싸우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김 의원의 돌출발언을 두고 "정작 총선 참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김 의원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 의원 등 박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들이 우파진영 붕괴를 불러왔고, 결국 총선 패배로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보수 유튜버들, 우파 가능성 있는 사람들 죽여버렸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11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나왔다. 4·15총선 참패를 분석하는 과정에서였다. 

    김 의원은 당시 "극우 유튜버들의 말이 다 옳은 것처럼 기고만장했고, (이들의 말로) 우파의 가능성 있는 사람들을 비판해서 다 죽여버렸다"며 "참았는데 앞으로 보수 유튜버들하고 싸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저와 유승민 의원이 유튜버들의 주요 타깃이 됐다"는 설명도 보탰다. 

    통합당 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김희국 의원은 "(대꾸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지금 여당은 전국민 고용보험제, 기본소득 실시, 토지 공개념 등을 들고 나오는 판에 (김 의원의 발언은) 불필요하다"는 지적했다. 

    반발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일었다. 이번 총선 당선인 중 71.4%가 초·재선(초선 40명, 재선 20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통합당 초선 당선인은 "김 의원은 보수가 여기까지 오게 된 여러 책임자 중 한 사람이고, 당내에서 문제를 일으킨 분도 그분 아닌가"라며 "자신이 가졌던 권력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번에 당선된 초·재선과도 상황인식이 다른 것 같다"고도 부연했다.

    "적절치 않은 발언" "권력에 대한 미련 못 버렸다"

    다른 초선 당선인 역시 김 의원의 발언이 적절치 않다고 했다. '김 의원 발언 탓에 통합당이 분열한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다른 초선 당선인은 "극우 유튜버나 반대 성향의 유튜버는 사실 극단적인 성향은 비슷하고, 그들의 주장은 하나의 목소리일 뿐"이라며 "그런데 김 의원은 뜬금없이 지금 이 시기에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유튜버 공격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김 의원이 최근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을 차린 것도 이의 연장선이라는 의견이다. '권력욕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는 일부 초선 당선인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 의원의 발언은 당권·대권 등을 앞두고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일부러 이 이슈를 끌고 온 것은 상당히 의도된 작심발언"이라고 평했다. "친박계와 일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유튜버를 저격하는 방식으로) 이런 선 긋기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합당의 '내부 분란'은 이번 만의 일이 아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둘러싼 잡음, 4·15총선 공천 문제 등도 최근 문제다. 

    김희곤 당선인은 "대한민국이 미래로 못 나아가고 과거에 발목이 잡혀 통탄스럽다"며 "과거에서 벗어나야 젊은 세대, 중도층의 표심을 가져올 수 있지, 우리 스스로 저쪽 프레임에 들어가서 같이 부추기는 모양새로는 답답하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