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 해군 구축함 배리함, 28일 쫓아냈다”…이지스 순양함 벙커힐, 29일 ‘자유의 항행’
  • ▲ 남지나해에서 자유의 항행 작전 중인 미해군 이지스 순양함 벙커힐(앞)과 이지스 구축함 배리(뒤). ⓒ미해군 공개사진.
    ▲ 남지나해에서 자유의 항행 작전 중인 미해군 이지스 순양함 벙커힐(앞)과 이지스 구축함 배리(뒤). ⓒ미해군 공개사진.
    남지나해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자유의 항행’ 작전을 펴는 미 해군 함정을 쫓아냈다고 자랑했지만, 미국은 아랑곳 않고 계속 작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28일 미해군 이지스 구축함 쫓아냈다”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군구가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이 28일 시사군도(파라셀 군도) 인근 중국 영해를 무단 침범해, 우리가 공중·해상 초계활동으로 추적·감시한 뒤 경고를 해서 쫓아냈다”는 성명을 SNS에 올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스프트(SCMP)가 29일 전했다.

    인민해방군 남부군구는 “미군의 도발적 행동은 국제법 위반으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했으며, 지역 안보 위험을 의도적으로 증가시켰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는 쉽게 사고가 날 수 있다”며 “(미군의) 이런 행위는 우한코로나에 대한 전 세계의 공동 대처와 남지나해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려는 지역 국가들의 공동 의지에 위배된다”고 인민해방군 남부군구는 주장했다.

    미군 “국제법이 인정한 권리와 자유 수호하겠다”

    미군은 그러나 인민해방군의 주장을 무시했다. 미 해군 제7함대는 배리함 문제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국제법으로 인정받는 다른 나라의 권리를 특정국가에서 제한하겠다고 주장하는 이상 미국은 국제법적 권리와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결의를 계속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쫓아냈다고 주장한 미해군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은 지난 11일부터 13일 사이 대만해협 사이를 항행했었다. 중국이 이에 반발하자 미 제7함대는 “대만해협 항행은 인도·태평양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 해군은 앞으로도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장소에서 비행과 항해, 활동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 중국은 우한코로나 때문에 미국 항모가 활동을 멈추자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태평양으로 내보내려 시도 중이다. ⓒ연합뉴스 AF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은 우한코로나 때문에 미국 항모가 활동을 멈추자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태평양으로 내보내려 시도 중이다. ⓒ연합뉴스 AF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제로 중국이 “미군 이지스 구축함을 쫓아버렸다”고 자랑한 이튿날인, 지난 29일 이지스 순양함 벙커힐 함이 남지나해 남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에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인공섬 주변을 항해했다. 벙커힐함은 인공섬과 12해리(海里, 약 22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까지 접근했다. 미군은 벙커힐 함이 ‘자유의 항행’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중국 “미군, 항모서 우한코로나 발생하자 패권 뺏길까 조바심” 주장

    미국이 이처럼 중국의 위협에도 아랑곳 않고 남지나해와 대만해협에서 자유의 항행을 실시하는 이유는 우한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의 행동 때문이다.

    중국은 이달 초 베트남 어선을 들이받아 침몰시키는가 하면, 이달 중순에는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6척의 구축함·호위함 등을 남지나해와 대만해협으로 보내 훈련을 실시했다.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 섬에는 중국식 이름을 붙이며 자국 영토라고 주장했다. 모두 미 해군 항공모함에서 우한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뒤 공백이 생기면서 일어난 일이다. 미 해군은 이에 항공모함 대신 강습상륙함과 이지스 구축함을 출동시키고 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의 행동은 자국 군함에서 우한코로나 환자가 다수 발생하자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을 두려워한다는 주장에 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