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초·중·고 400만여 명 원격수업 시작… 1차 온라인 개학 문제점 반복… "준비없이 성급" 지적
  • ▲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교 1~2학년이 16일 2차 온라인 개학에 돌입한 가운데, 교육당국이 제공한 원격교육 플랫폼들에서 접속 지연 현상이 나타나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경남교육청 제공
    ▲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교 1~2학년이 16일 2차 온라인 개학에 돌입한 가운데, 교육당국이 제공한 원격교육 플랫폼들에서 접속 지연 현상이 나타나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경남교육청 제공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교 1~2학년이 16일 2차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하지만 교육당국이 제공한 원격수업 플랫폼들에서 접속 지연 현상이 나타나는 등 '1차 온라인 개학' 당시 지적된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이날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 4~6학년과 중·고교 1~2학년 312만7015명(2019년 교육통계연보 기준)이 온라인으로 등교했다. 지난 9일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 고3과 중3 85만8006명을 합하면 이날 400만여 명이 원격 수업을 들었다.

    학교에서 활용하는 원격수업 학습관리시스템(LMS)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중·고교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서 운영하는 EBS 온라인 클래스, 초등학교는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를 주로 활용한다.

    오전·오후 분산 수업에도… 'e학습터' 서버 '먹통'

    그러나 이날 오전 'e학습터'는 연결 지연 등 서버 먹통 현상으로 접속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로그인이랑 출석체크가 되지 않아 선생님께서 서버가 복구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공지를 했다"고 말했다. 오전 SNS상에서도 "e학습터 서버가 터졌다"는 불만 글이 수차례 올라왔다.

    EBS 온라인클래스도 여전히 불안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 중인 고2 박모 군은 "EBS에 선생님이 올려놓은 학습 영상이 계속 끊기면서 접속 반응도 느렸다"고 말했다. EBS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해당 문제를 조치했다고 했다.

    2차 온라인 개학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진행돼 접속 오류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교육당국이 제시한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는 지난 9일 원격수업이 시작된 날부터 계속 접속 오류가 확인됐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5일 투표소로 사용된 6394개의 학교는 오전 9시가 아닌 오후 1시부터 수업을 시작하도록 조치했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온라인 개학 이후 10일을 제외하곤 모두 접속 오류를 일으켰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오전 8시50분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2시간40분 동안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지난 14일에는 EBS와 e학습터에서 모두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이후 EBS는 네트워크 속도와 서버를 늘리면서 로그인을 학교별로 접속하도록 하는 등 접속량을 분산시켜 안정화 작업에 집중했다. e학습터 관리를 담당하는 KERIS도 7개 지역에 위치한 e학습터 서버를 지난 15일까지 12개로 늘리고, 비상상황에 대비한 서버 자원을 준비했다. 지난 14일 오후 9시부터 15일 오후 1시까지 서비스를 중지하고 안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교육계 "준비없이 성급했다… 학생 중심 대응방안 필요"

    그러나 원격수업에 대한 문제점이 꾸준히 발견되자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현장에서는 온라인 개학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교육당국이 성급하게 온라인 개학을 추진하다 보니 결국 교육 현장에만 피해를 안겼다는 지적이다.

    서울 동작구의 한 고교 교사는 "로그인이나 출석 확인, 동영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답답했다"며 "사실 모든 환경을 다 구축해 원격수업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학교도 많지 않다. 학생들과 교사가 원격수업의 시험대에 오른 것 같다. 정부의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학부모단체) 대표는 "서버 구축 등 원격 수업에 필요한 여러 제반사항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부가 성급하게 온라인 개학을 추진해 곳곳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온라인 개학 이후 나타난 문제들에 대해서도 전혀 개선이 안 되고 있다. 이제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권 4년제 대학의 한 교육학과 교수는 "똑같은 문제가 또 일어났기 때문에 1차 온라인 개학 이후 교육당국이 무엇을 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며 "무엇보다 학생 중심의 대응방안이 필요하고, 시스템 과부하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다는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