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손석희에 과천사고 합성사진 제시하며 금품 요구… 김웅 기자도 조씨에 속아 1500만원 뜯겨
  • ▲ 손석희 JTBC 사장. ⓒ정상윤 기자
    ▲ 손석희 JTBC 사장. ⓒ정상윤 기자
    손석희(64) JTBC 사장이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조주빈(25) 씨에게 수천만원의 거액을 건넨 이유는 조씨가 조작한 CCTV 화면 사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손 사장에게 보낸 '가짜' CCTV 화면 사진은 손 사장의 내연녀 동승 등 의혹이 불거진 이른바 '과천사고'와 연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노컷뉴스와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씨는 '박사방' 회원인 공익근무요원 A씨를 통해 손 사장의 차종과 차량번호를 알아낸 뒤 이를 바탕으로 2017년 4월 과천 차량접촉사고 현장에서 손 사장의 차량이 CCTV에 찍힌 것처럼 보이는 합성사진을 만들었다.

    '박사방' 회원 통해 손석희 차량번호 알아내 '사진' 조작

    조씨는 이 사진을 손 사장에게 제시하고 당시 뺑소니 사건과 관련성을 제기하며 금품을 요구했다. 손 사장은 2017년 4월16일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공터에서 후진하다 견인차량을 들이받는 접촉사고를 냈다. 당시 손 사장은 즉시 사고 처리를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가 피해차량의 운전자가 쫓아오자 돈을 지불하고 합의했다.

    이 사실은 지난해 1월 해당 사고를 취재한 김웅 프리랜서 기자가 폭행 건으로 손 사장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김 기자는 손 사장이 접촉사고를 보도하지 않는 조건으로 일자리를 제안했고, 이를 거절하자 자신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손 사장은 김 기자가 먼저 취업을 청탁하며 협박했다고 반박했다.

    사고 당시 손 사장은 젊은 여성과 동승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손 사장은 의혹이 확산하자 "동승자는 없었다"며 "과천 지인 집에 어머니를 모셔다드린 뒤 화장실에 가려고 공터에 갔다 사고가 났다"고 해명했다.

    이들 매체는 손 사장이 조씨에게 건네 돈은 당초 알려진 1000만원을 상회하는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손 사장이 조씨에게 돈을 보낸 경로를 수사 중이다. 조씨의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 중인 경찰은 손 사장과 관련된 거래 내역을 찾지 못한 만큼 금융계좌 송금이 아닌 인편을 통한 현찰 전달 가능성도 살펴는 중이다.

    조씨는 손 사장과 분쟁 중이던 김웅 기자에게는 "손 사장의 뺑소니 의혹 관련 영상을 주겠다"고 속여 1500만원을 가로챈 바 있다.

    조주빈, 김웅에게도 1500만원 가로채

    조씨는 지난 16일 검거 이후 경찰조사 과정에서 손 사장과 관련해 조서 3페이지 분량에 이르는 진술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손 사장을 대상으로 피해자 조사를 했다. 조사가 이뤄진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30일 n번방에 참여한 닉네임 1만5000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씨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 9대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하는 데도 주력한다. 이 중 휴대전화 7대의 분석을 완료했지만, 조씨의 범죄를 입증할 만한 자료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