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P사, 메르스 때 쓰고 남은 소독제 사용… 9호선 개화~염창역에서 방역작업 이뤄져
  • ▲ 서울 지하철 역사에 대한 우한 코로나(코로나19) 방역 작업에 유통기한이 지나 사실상 '맹물'과 다름없는 살균소독제가 사용됐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뉴데일리 DB
    ▲ 서울 지하철 역사에 대한 우한 코로나(코로나19) 방역 작업에 유통기한이 지나 사실상 '맹물'과 다름없는 살균소독제가 사용됐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뉴데일리 DB
    서울 지하철 역사의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방역작업에 유통기한이 지나 사실상 '맹물'과 다름없는 살균소독제가 사용됐다고 24일 문화일보 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역사 청소·방역작업의 외부용역을 맡은 시설물 관리업체 P사는 최근 방역작업에 유통기한이 지난 살균소독제  '닥터솔루션'을 사용했다. 이 제품의 유통기한은 24개월인데 방역작업에는 2015년 5월에 제조한 일부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P사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으로 방역작업을 한 곳은 지하철 9호선 1구간(개화~염창역)이다.

    개화~염창역에 유통기한 지난 소독제 사용

    P사는 지난해 11월부터 9호선 운영사인 ㈜서울시메트로9호선(메트로9)의 발주를 받아 2021년 10월까지 2년 동안 9호선 1구간 청소업무를 담당키로 했다. 지난 1월부터는 우한코로나 확산에 따른 해당 구간 전동차 등을 대상으로 방역을 시작했다. 이후 2월 들어 메트로9 측이 특별방역을 제안하자 P사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사용했던 '닥터솔루션'의 여유분을 방역에 사용했다고 한다.

    문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살균소독제는 소독효과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닥터솔루션은 전염병 감염 병원체의 살균소독과 유기오염물, 악취 원인 미생물의 세정소독을 위한 소독제로 물과 1 대 200 비율로 희석해 사용한다. 주성분인 염화n알킬에틸벤질을 비롯해 염화알킬벤질디메틸암모늄·유화안정제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 제품은 24개월의 유통기한이 지나면 살균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제조사 측은 이 신문에 알렸다. P사가 사용한 살균소독제는 유통기한이 3년이나 지난 제품이다. 9호선 역사 관계자는 "방역에 참여했던 사람들도 공분하고 있다"며 "그동안 소독제가 아니라 물만 뿌린 셈"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P사 측은 이 신문에 "물품 담당 직원이 창고에 있던 물건을 우선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메르스 당시 쓰던 닥터솔루션이 효과가 있어 2월 말에서 3월10일쯤까지 사용했다"며 "김포공항역과 개화역에서 승객이 내린 후 회차하는 전동차에 이 소독제를 사용했으며, 지하철역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메트로9, 해당 업체 경찰 고발… 서울시, 지하철 전수조사

    메트로9 측 관계자는 "(사용된 살균소독제의) 유통기한이 얼마나 지났는지 등 자세한 사안을 파악 중"이라며 "9호선 1구간뿐 아니라 전 구간에서 사용되는 살균제를 전수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9는 이날 P사를 관할 경찰서인 강서경찰서에 고발했다.

    서울 지하철 운영을 관리·감독하는 서울시 관계자는 이 신문에 "서울시가 메트로9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지만 소독 등 기업 운영 전반에 대한 사항은 민간기업인 메트로9에서 자율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서울 지하철 전 노선의 방역물품 상태와 비축현황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