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국 확진자 1만3133명… 美, 전 세계 대상 여행금지령… 이탈리아 사망자 수, 중국 추월
  • ▲ 미국 행정부는 우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민들에게 해외 어느 곳도 가지 말라는 여행금지령을 발령했다. ⓒ뉴시스
    ▲ 미국 행정부는 우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민들에게 해외 어느 곳도 가지 말라는 여행금지령을 발령했다. ⓒ뉴시스
    미국 내 우한코로나(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가 1만3000명을 넘어섰다. 미국 행정부는 자국민에게 해외 어느 곳도 가지 말라는 여행금지령을 내렸다. 미국과 유럽 등은 우한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전시상황급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20일 미국 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전 세계적 우한코로나 충격으로 미국인에게 모든 해외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한다"며 여행경보를 최고등급(4단계)인 '여행금지'로 격상했다.

    미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1단계 '일반적 사전주의' △2단계 '강화된 사전주의' △3단계 '여행재고' △4단계 '여행금지'로 분류된다. 4단계 경보는 분쟁 또는 자연재해에 휘말리거나 미국인이 위험에 직면한 특정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다.

    트럼프 '코로나' 줄 긋고 '중국 바이러스'라고 바꿔

    하지만 미 국무부는 사실상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여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미 국무부는 "많은 국가가 여행제한과 강제격리, 국경폐쇄, 입국금지 등을 하고 있으며 항공사들은 많은 국제선을 취소했다"며 "해외여행을 할 경우 여행계획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무기한으로 미국 밖에서 머물러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미국인을 향해서는 "무기한 해외에 머무를 준비가 돼 있지 않는 한 즉시 돌아올 준비르 해야 한다"며 "해외에 거주 중인 미국인도 모든 국제여행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미 행정부가 우한코로나 지속가능 기간을 최대 18개월까지로 보고 비상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우한코로나가 어떻게, 얼마나 확산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본다. 공급 빛 운송 차질로 인공호흡기와 개인보호장비 등 의료기기 부족이 초래할 위험성을 알리며 주와 지역에서 보급품을 확보하는 시나리오도 담았다.

    특히 백신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백신이 준비되지 않을 상황도 대비해 비상대책을 가동해야 한다고도 적시했다. 이 보고서는 100쪽 분량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13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바이러스'로 바꿔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사진기자 자빈 보츠퍼드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브리핑 노트 사진을 올렸다. 이 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바이러스로 수정한 메모가 확인됐다. 'from the Corona Virus' 라는 단어에서 'Corona'를 검정색 굵은 펜으로 긋고 'CHINESE'로 바꾼 것이다. 그는 연설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바이러스라고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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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미국 내 확진자는 1만3000명을 넘어섰다. CNN과 WP 등은 19일 오후 기준 미국 내 환자를 1만3133명으로 집계했다. 전날 대비 4600여 명이 증가한 수치다. 사망자는 193명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1월21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약 두 달 만에 누적 확진자 1만 명을 넘어섰다. 첫 환자가 나온 뒤 약 50일이 지난 3월10일에야 1000명을 넘어섰지만 13일 2000여 명, 15일 3000여 명, 16일 4000여 명, 17일 5000여 명, 18일 8000여 명 등으로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이로써 미국은 중국·이탈리아·이란·스페인·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 ▲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기자회견에 앞서 메모장에 쓰여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로 수정한 모습이 포착됐다. ⓒ자빈 보츠퍼드 트위터 캡쳐
    ▲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기자회견에 앞서 메모장에 쓰여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로 수정한 모습이 포착됐다. ⓒ자빈 보츠퍼드 트위터 캡쳐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은 이탈리아는 사망자가 중국을 넘어섰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19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 누적 사망자는 전날보다 427명이 증가한 3405명이다. 같은 날 중국의 누적 사망자는 3248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누적 사망자가 중국을 넘는 곳은 이탈리아뿐이다.

    20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각국 발표를 취합한 전 세계 우한코로나 발생현황(CSSE)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40분(한국시간) 기준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24만4523명으로 집계됐다. 총 사망자는 1만31명에 달한다.

    환자가 가장 많은 중국에서는 8만1199명이 확진판정받아 3248명이 사망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4만1035명, 3405명으로 집계됐다. 이란에서는 1만8407명이 확진자로 확인됐고, 이 가운데 1284명이 숨졌다. 스페인은 확진자 1만8077명, 사망자 833명이다. 독일은 1만5320명이 확진판정받아 44명이 숨졌다.

    우한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세계 각국은 전시상황급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 칭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움을 전쟁상황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물자생산법'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전시상황처럼 긴박할 때 동원되는 법으로, 대통령이 국방·국토안보 등을 지원하기 위해 주요 물자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한다.

    전 세계 '전시상황급' 비상체제… 민간기업, 코로나 대응 물품 생산

    우한코로나 확산사태와 관련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했다.

    각국의 민간기업들은 우한코로나 대응을 위한 물자 생산에 들어갔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중국 류저우시에 있는 공장에서 수술용 마스크 제조에 들어갔다. 포드 등 미국 자동차제조사들도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 생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영국에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롤스로이스·포드·혼다 등 자국 내 공장이 있는 자동차업체를 비롯한 60여 제조회사에 인공호흡기 등 필수의료장비 생산을 요청했다. 프랑스의 루이뷔통모에헤니시(LVMH)는 손세정제가 품귀현상을 빚자 자사의 향수·화장품공장에서 손세정제를 생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