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변호사 접견 자리서 "나라 위해 통합 메시지 냈는데"… 朴 "능욕당했다" 울분
  •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영하 변호사. ⓒ사진=공동취재단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영하 변호사. ⓒ사진=공동취재단
    친박계 인사들을 비토한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공천 결과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두 번 칼질 당했다"며 "나라를 위해서 통합의 메시지를 낸 것이 무위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7일 오전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지난 4일) 최대한 절제하면서 나라를 위한 길이라 생각해 통합 메시지를 냈던 것인데, 도와주려는 카드를 능욕당한 것이라서 이 효과는 소멸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영하 변호사와 친분이 깊은 한 정치권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유 변호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사람들이 어쩌면 그럴 수 있나요'라면서, 특히 유영하 변호사 등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그러면서 "'두 번 칼질 당했다'는 말에 비춰볼 때 대구·경북 공천에서 김순례·김한표·윤상현·이주영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을 내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에게도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유 변호사는 지난 4일 "기존 거대 야당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공개한 다음 날 미래한국당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앞서 유 변호사는 "미래통합당에 복당을 하든 미래한국당에 입당을 하든, 박 전 대통령과 상의 드리고 결정하겠다"고 말했었다. 따라서 유 변호사의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이었던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미래한국당 내에선 유 변호사의 지원으로 인해 또 다시 '친박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선교 대표는 유 변호사의 지원 소식을 듣고 "공천을 신청하면 막을 길은 없다"면서도 "상황이 여러 모로 복잡하다"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