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 주장하며 공약 발표… "정의당 이익에만 부합, 공당의 공약답지 못하다" 비판
  • ▲ '대리게임 의혹'에 휩싸인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 '대리게임 의혹'에 휩싸인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정의당이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선거연령을 16세로 하향조정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와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의혹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정의당의 공약 발표에 일각에서는 "경황없이 나온 공당답지 못한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의당이 15일 정책위원회의 이름으로 다가오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정의당은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석이 47석으로 15.7%에 불과하고 연동률 캡을 적용해 비례성 보장에 한계가 있다"며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대하고 유권자들의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00% 연동형… 선거권 16세, 피선거권은 18세" 주장

    정의당은 선거 참여 연령을 낮추겠다고도 밝혔다. 정의당은 "선거권 연령을 16세로 낮추고 국회의원·지방의원 등의 피선거권 연령을 현행 25세에서 18세로 하향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공약 선정 이유로 청소년과 청년의 정치참여 활성화를 들었다. 이어 이들은 정치의 다양성을 위해 소수정당에 국고보조금 일정 액수를 우선 지급하도록 하는 공약도 확정했다.

    하지만 정의당의 정치·국회개혁 공약으로 전면에 내세운 이들 공약이 국민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하는 공약이라는 지적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조국사태 당시부터 정의당의 이미지가 많이 훼손돼 왔고, 선거법 개정에 참여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로부터 조롱까지 받는 상황"이라며 "연동형 비례제는 비례위성정당 등 갖가지 부작용으로 폐지론이 나오고, 선거연령을 고등학생 전원에게 주자는 설익은 공약들은 결국 정의당 이익에만 부합하는 공약이다. 이는 공당으로서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총선을 앞둔 정의당에서는 계속 악재가 터져나온다. 정의당은 민주당·민생당과 '4+1 협의체'에 참여하며 현행 선거법 개정을 주도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지난 13일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전 당원 투표로 확정했다. '비례연합정당 불참'이라는 기존 방침을 번복한 것이다. 실리도, 명분도 모두 잃어버린 셈이다.

    정의당, 잇따른 악재…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

    연동형 비례제로 '실리'를 생각했던 정의당은 민주당에 불쾌한 감정을 쏟아냈다. 김종민 정의당 선거대책위원장은 16일 "명분은 덧칠할 수 없다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날 것"이라며 "비례위성정당은 국민들이 투표하자마자 사라지는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정의당은 비례대표 후보들의 구설수로도 골머리를 앓는다. 신장식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음주와 무면허 운전 이력으로 도마에 올랐다. 그는 정의당 비례대표 6번 후보다. 신 후보는 정의당의 사퇴 권고를 받아들여 15일 자진사퇴했다.

    정의당 1번 비례대표 후보인 류호정 후보도 비판받는다. 류 후보는 온라인게임에서 명의를 타인에게 빌려주고 등급을 올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은 전국위원회를 열어 류 후보의 거취를 의논했지만 재신임하기로 했다. 

    류 후보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절대 흔들리지 않고 후보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류 후보의 기자회견에도 여론은 재신임에 여전히 비판적이다.

    이준호 미래통합당 청년부대변인은 16일 "그래도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류 호보의 태도는 언어도단"이라며 "정의당이 도덕·윤리, 그리고 양심마저도 없어진 정당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여론이 줄곧 비판적인 상황에서 정의당은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며 "일련의 논란 과정 속에서 앞으로 다가올 총선에 대한 전망마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앞뒤 없는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