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기준 확진자 2337명, 음압병상 1077개… 27일부터 전국 음압병상 사실상 '포화'
  • ▲ 우한폐렴(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전국의 음압병상 확보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음압병상이란, 병실 내부 기압을 인위적으로 떨어트려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퍼지는 것을 방지하는 격리 병상이다. ⓒ연합뉴스
    ▲ 우한폐렴(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전국의 음압병상 확보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음압병상이란, 병실 내부 기압을 인위적으로 떨어트려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퍼지는 것을 방지하는 격리 병상이다. ⓒ연합뉴스
    우한폐렴(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전국의 음압병상 확보 문제가 현실화했다. 음압병상은 병실 내부 기압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퍼지는 것을 방지하는 격리병상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는 국가지정 음압병상 198개와 민간 음압병상 879개를 합쳐 총 1077개의 음압병상이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28일 오후 4시 기준으로 발표한 확진자 2337명보다 2배 이상 부족한 셈이다.

    국가지정병원 음압병상 대부분 지역서 100% 가동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가지정병원 음압병상은 27일부터 서울·대구·경북·부산·울산·대전·강원에서 100% 가동 중이다. 같은 날 대구에서는 음압병상은 물론 일반 병상마저 제공받지 못한 74세 고령의 확진자가 병원 이송 중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음압병상 부족문제는 대구뿐만이 아니다. 음압병상이 8개 밖에 없는 울산시는 14명의 확진자가 나와 이미 과포화 상태다. 울산시는 26일부터 울산대병원 격리병동에 이동식 음압기 6대를 추가 설치해 14명의 환자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현재의 우한폐렴 확산세로 미뤄볼 때 이마저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까지 확진자 66명이 확인된 부산 역시 음압병상에 여유가 없다. 부산시 음압병상은 총 107개로 절반 이상이 찼다.

    서울시는 국가지정병원과 민간병원을 포함해 총 383개의 음압병상을 보유했다. 28일 기준 서울시 확진자는 65명으로 비교적 여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페이스북에 "대구·경북의 확진환자, 특히 중증 환자들을 서울시립병원에 모시겠다"면서 서울도 음압병상 여유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이동식 음압기' 설치로 음압병상을 늘리지만, 확진자를 수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지적이다. 의료계는 음압병상 등 의료자원 부족현상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속출할 것을 우려한다. 대구의 고령환자 사망 사례는 일종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자원 부족으로 인명피해 우려… "확진자 사망 사례 속출할 수도"

    한 의료계 관계자는 "대구의 고령환자 사망사고가 터졌을 때 '올 게 왔구나' 하는 심정이었다"며 "앞으로 이러한 확진자들의 사망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음압병동의 확보보다 환자 선별, 관리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압병동을 늘린다고 해서 하루에 수백 명씩 증가하는 확진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주무이사는 "현재 확진자들의 증상을 살펴보면 경증 환자가 대략 70~80% 정도"라며 "경증이라고 해서 자가격리시키기보다 이들을 보건당국이 맡은 시설에서 관리하고, 필요하면 바로 입원시켜 후속 조치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이사는 "이 바이러스는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특히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런 분들을 위주로 입원시킬 수 있는 선별 기준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태로는 확진자 감당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때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악의 경우에는 일반병동 하나를 완전히 독립시켜 경증·중증 환자들을 이곳에 보호격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상태가 위중한 환자들만 음압병동에 입원시켜 집중치료하는 등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