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모항, 일본 운항하다 '우한폐렴'으로 중국 못 가… 연료 물자 공급 위해 부산 입항
  • ▲ 부산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당초 중국으로 가야 했지만 우한폐렴 사태 때문에 부산으로 왔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산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당초 중국으로 가야 했지만 우한폐렴 사태 때문에 부산으로 왔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을 모항으로 한 크루즈선들이 오는 11일부터 잇달아 부산항에 입항할 것으로 알려졌다. 2월부터 4월 말까지 34척의 중국 크루즈선이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항 관계부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부산항만공사 “2월부터 4월까지 크루즈선 34척 입항 예정”


    국제신문 등은 6일 “2월 들어 예정에 없던 크루즈선 3척이 잇달아 부산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 부두에 들어왔다. 이들 크루즈선은 중국을 모항으로 일본 등을 운항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사태로 중국 입항이 금지되자 대체항로에 투입되기 전 필요한 연료와 물자를 공급받기 위해 부산에 일시 기항했다”는 부산항만공사의 설명을 전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2월 초순 부산에 입항한 크루즈선에서 하선한 승객은 없다. 그러나 오는 11일부터는 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이 부산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공사 측은 밝혔다. 2월 남은 기간에 4척, 3월에 8척, 4월에 22척의 크루즈선이 부산에 입항할 예정이다.

    크루즈선은 일반적으로 1000명 안팎의 승무원과 수천 명의 승객을 싣고 다닌다. 부산항 크루즈선 입항 일정에 따르면, 대만 키룽항을 출발해 11일 부산에 입항하는 대만 크루즈선 ‘스펙트럼 오브 시즈’호만 하더라도 승무원 1700명, 승객 4573명을 태웠다.

    크루즈선이 입항하면, 승객과 승무원들은 배에서 내려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쇼핑을 한다. 이 때문에 부산항 관계부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부산항만공사·검역본부·출입국관리청·세관 등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크루즈선 검역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 ▲ 1명의 우한폐렴 환자 때문에 3700여 명이 2주 동안 격리생활을 하게 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일본 요코하마항에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명의 우한폐렴 환자 때문에 3700여 명이 2주 동안 격리생활을 하게 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일본 요코하마항에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항, 3단계 방역대책 마련… 위험성 높을 경우 입항 거부

    현재 부산항 관계부서는 잠정적으로 3단계 방역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크루즈선 입항 전에 승객과 승무원의 건강상태증명서, 배에 탄 의사의 소견서, 중국 경유 여부, 직전 기항지 검역정보 등을 받아 검토하고, 입항 뒤에는 검역팀이 승선해 발열·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과 중국을 경유한 사람을 모두 검사한 뒤 입국 터미널에서 발열감시기로 또 한 번 의심증상이 있는 사람을 걸러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우한폐렴 의심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배에 격리하고, 크루즈선이 중국 등을 다녀온 경우에는 입항 자체를 거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공사 측은 3단계 방역망을 운영하면서, 필요할 경우 관계기관과 협력해 검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요코하마 크루즈에서만 61명 확진

    부산항이 크루즈선 입항에 이처럼 긴장하는 이유는 지난 3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입항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사례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우한폐렴 확진자가 탔었고, 그가 홍콩에서 하선했다는 기록을 전달받았다. 일본 검역당국은 배가 입항하기 전 검역팀을 보내 승객과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다. 

    검역팀은 우한폐렴 확진자와 접촉한 153명, 기침·발열 증상을 보이는 승객 120명을 검사했다. 그 결과 7일 오전 확진자 41명이 추가로 발생, 모두 61명이 우한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본 외신들은 “크루즈선이 우한폐렴의 ‘페트리디쉬(세균배양접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