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누더기 만들어" 천정배·조배숙 비난… 정경심에는 '크리스마스 편지' 운동
  • ▲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 다음카페 캡처.
    ▲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 다음카페 캡처.
    친문(親文) 성향 네티즌단체인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공수처법)에 청와대의 수사 관여 금지를 명문화하자고 제안한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과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항의전화와 문자를 하라고 회원들에게 독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국본은 조국 일가의 각종 비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씨에게 '크리스마스 연말 편지 보내기 운동'도 주도한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개국본 운영진 중 한 명인 '개실장'은 16일 개국본 다음카페 자유게시판을 통해 천 의원과 조 의원에게 항의해달라고 독려했다. 개실장은 "검찰개혁 수정안을 천정배와 조배숙이 제출해가며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법안을 누더기로 만들고 있다"면서 "반드시 촛불시민들이 천정배 ·조배숙 가만두면 안 된다"는 '시사타파TV'의 SNS 페이지 글을 함께 올렸다. 개국본 총수는 '시사타파TV' 운영자 이모(개총수) 씨다.  

    항의전화 독려… 천정배·조배숙 개인번호도 노출

    개실장은 이 과정에서 천 의원과 조 의원의 의원실 전화번호는 물론, 개인 휴대전화번호까지 노출했다. 해당 글에는 "천 의원님 사무실에 전화했다. 배신 때리지 말라고 했다" "문자폭탄 좋은 거 같아요. 박근혜 탄핵 때도 먹혔죠. 덕분에 전 이미 한 건입니다!!" "천정배 너 이놈, 김대중 대통령이 지하에서 불호령을 내리고 계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개국본이 천 의원과 조 의원에 대한 항의에 나선 이유는 두 의원이 공수처법에 청와대의 수사 관여를 금지하자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 검찰개혁 협의체'는 공수처법에 '직거래 금지조항'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이 조항은 청와대가 공수처의 수사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하는 내용으로, 천 의원과 조 의원이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천 의원과 조 의원 측은 직거래 금지조항이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라는 견해지만, 개국본 측은 천 의원의 사위가 검사라는 점을 들어 그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의 발목을 잡는다고 주장한다. 개국본의 한 네티즌은 "천정배가 발목을 잡는 이유가 있었다. 내년 반드시 낙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경심에는 '크리스마스 편지 보내기' 운동

    개국본은 지난달 5일부터는 조국 일가의 각종 비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장관 부인 정씨에게 크리스마스 편지 보내기 운동도 주도한다. 개총수는 '제안합니다. 정경심 교수님께 손편지 쓰기'라는 공지글을 올려 개국본 회원들을 독려했다. 현재 이 공지글은 삭제됐지만, 뒤이어 개국본 카페지기 '개실장'이 손편지 인증샷을 독려하는 또 다른 공지글을 게시해 개국본 회원들은 여전히 이 카페에 '손편지 인증글'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편지를 정 교수에게 보내기 전, 이를 인증하는 글들도 올라왔다. 한 회원은 정 교수에게 보낼 크리스마스 엽서 사진과 함께 "아이들의 서툰 편지에 감동받았던 기억을 되새기며 용기 내 두 번째 편지를 보냈다"고 적었다. 편지 내용을 공개한 회원도 있었다. 이 회원은 "죄 없이 갇힌 교수님 생각에 가슴이 시리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을 겪으면서도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의 굳은 마음으로 버티고 있다" "교수님이야말로 검찰 쿠데타라는 사상 초유의 엄동설한에 지지 않고 피어나신 파란 장미" 등의 내용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란 장미'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기적'이라는 꽃말을 가져 조 전 장관 지지자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한편 개국본은 지난 9월부터 꾸준하게 서울 도심에서 이른바 '조국수호·검찰개혁' 촛불집회를 연다. 지난 14일에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15번째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당시 이들은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벽면에 '조국·정경심 교수님 꼭 지켜드릴게요' '조국 수호, 정경심 교수님 힘내세요' 등의 응원문구를 적은 포스트잇 수십 개를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