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3일 긴급 비공개 최고위서 '원내대표 교체'로 결의… 강석호-유기준 출사표, 심재철 저울질
  •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나경원 원내대표를 교체키로 했다. 3일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 논의,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한 것이다.  ‘黃心’(황심)이 나 원내대표를 외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교안 당대표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임기가 끝났고, 출마 희망자가 나왔기 때문에 원칙대로 경선한다”고 밝혔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의원총회 말미에 “의원총회를 열어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며 연임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당 당규 제7장 원내대표 임기 규정 제24조에 따르면, 원내대표 임기는 선출된 날부터 1년이지만 국회의원의 잔여임기가 6월 이내인 때에는 의원총회 결정에 의해 임기 연장이 가능하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기존 임기는 오는 12월 10일까지지만, 의원총회 의결에 따라 재신임이 결정되면 내년 5월 29일까지 연임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당규 제1장 총칙 규정 제3조에 따라 ‘원내대표 선거일 공고권’을 손에 쥐고 있던 황교안 당대표가 ‘경선’으로 가닥을 잡으며 나 원내대표 연임의 꿈이 좌절됐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황 대표가 나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동의할 경우 의원총회를 통해 나 원내대표 재신임 여부를 표결에 붙일 수 있었다. 그런데 황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대표 교체’를 의결한 것이다.

    이 같은 황심의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동안 간간이 불거졌던 황-나 간 불화설이 사실이 아니었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교안 대표는 이에 대해 “원칙대로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강석호 “무너진 원내 협상력 복원하겠다” 출마 공식 선언 

    이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 자리를 향한 경쟁 구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너진 원내 협상력을 복원하고, 수권 야당으로 한국당을 다시 세우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가장 먼저 출마표를 던졌다.

    강 의원은 “원내대표 임기가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이 순간, 우리 당은 공수처 설치와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을 눈앞에 두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협상력과 정치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 의원은 “반대와 투쟁이 야당의 특권일 수 있지만, 야당의 진정한 무기는 기술적이고 전략적인 협상이어야 한다. 협상을 통해 우리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도 모자란 판에 협상 주도권은 고사하고 아무 것도 손에 얻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내가) 현실적이고 중도적인 ‘실속형 협상가’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유기준(부산 서동) 의원도 내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강석호 의원과 마찬가지로 비박계로 분류되는 5선의 심재철(경기 안양 동안을)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