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강한 유감" 표명 외에 침묵, NSC 차원 항의도 없이… 靑 '하명수사' 논란에 진땀
  • ▲ 북한 노동신문은
    ▲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오른쪽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휴가 중 충남 계룡대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북한이 김정은 참관하에 '초대형 방사포' 연발 시험사격을 진행한 다음날인 29일 문재인 대통령은 '두문불출'했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하루 연차휴가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강행군으로 지친 몸을 추스르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이날이 금요일인 만큼 문 대통령은 일요일까지 사흘을 쉬면서 차기 국무총리·법무부장관 물망에 오른 김진표·추미애 의원 등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며 개각 구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8일 오후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30여 초 간격으로 발사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시험사격을 참관하고 결과에 대하여 대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전했다.

    북한의 도발 당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마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에 참석한 상태였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논의를 위한 회의였다. 두 사람은 회의 종료 직후 북한 발사체 대응책을 논의했지만, 합참의 "강한 유감" 표명 외에 추가적인 견해는 내지 않기로 했다. 통상 NSC가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간략한 항의성명을 내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9·19 군사합의 깨고 닷새 만에 '보란 듯' 도발

    이번 북한의 방사포 발사는 연평도 포격도발 9주기에 접경지역 해안포 사격으로 9·19군사합의를 깬 닷새 만에 보란듯이 이뤄진 도발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이번까지 13번째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중 구경 600㎜급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방사포 발사는 지난 8월24일과 9월10일, 지난달 31일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실험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국토를 직접 겨냥한다면 무력도발은 곧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현실이 되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시해야 하는 것은 김정은 눈치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 대한민국의 안보"라고 꼬집었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 30년 절친인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사정기관을 동원해 야당 후보에 대해 '표적수사'를 벌였다는 의혹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모양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예산심사에 출석했다. 노 실장은 '청와대 내부가 범죄행위에 연루된 점이 문제됐는데, 대통령은 휴가를 가실 정도로 한가한가'라는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청와대 내부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고 발끈했다.

    노 실장은 이어 "대통령은 어제 저녁까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 외교일정으로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보냈고, 지난 토요일부터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연가를 낸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