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하트 美 대표 "한국 측에 재고 시간 주려고 중단" 회견… 외교부 "파행 끝에 끝나"
  • ▲ 서울 용산구 남영동 아메리칸 센터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는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방위비 분담금 협상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 용산구 남영동 아메리칸 센터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는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방위비 분담금 협상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을 위한 이틀째 협상이 당초 계획보다 훨씬 빨리 끝났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방위비 협상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 측에 재고(再考)의 시간을 주기 위해 회담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당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예정됐다. 하지만 드하트 대표는 정오도 채 되지 않아 협상장에서 나와 서울 용산구 남영동 아메리칸센터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의장에서는 양측의 의견이 강하게 충돌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드하트 대표는 “한국 측이 제시한 제안들은 공정하고 공평한 (방위비) 분담이라는 우리의 요청에 호응하지 않은 안(案)이었다”며 “양측이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을 (한국 측이) 내놓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이 협력할 준비 됐을 때 협상 재개 기대"

    드하트 대표는 “위대한 동맹의 정신으로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해야 한다”며 “우리는 한국 측이 상호 신뢰와 파트너십을 기초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을 때 협상을 재개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측은 이날 한국 측에 2020년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약 5조8300억원) 안팎을 요구했다. 이는 2019년 한국 분담금 1조389억원의 5배를 넘는 금액이다. 미국 측은 이 금액을 계속 요구하다 한국 측 대표단이 난색을 표하자 회의를 시작한 지 90분 만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에 따르면 외교부는 이날 오전 11시42분쯤 기자들에게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파행 끝에 끝났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미국은 새로운 항목 신설 등을 통해 분담금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우리는 지난 28년 동안 한미가 합의해온 방위비 특별협정의 틀 내에서 상호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분담금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