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마지막 비서관' 천영식 '박근혜 시대 그리고 내일' 출판… 우파 통합 모색
  •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겸 저자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천영식의 증언' 출판 기념 북콘서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성원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겸 저자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천영식의 증언' 출판 기념 북콘서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성원 기자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출판기념회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언주 무소속 의원,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 우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당시 탄핵 찬성‧반대를 두고 견해가 달랐던 이들은 "우파 통합을 위해 '탄핵'은 꼭 넘어야 할 산"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당시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로 갈리며 현재까지 사분오열된 우파가 이제는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천영식의 증언, 박근혜 시대 그리고 내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책은 박 전 대통령 탄핵정국 전후 청와대 내부 이야기를 담았다. 천 전 비서관은 책에서 '탄핵'에 대한 재평가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미루는 비겁한 행위를 멈출 때가 됐다"고 강조한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담았음에도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범우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나경원 "탄핵 판단에 잘못된 부분 없는지 다시 반추해야" 

    나 원내대표는 "현재 대한민국 곳곳에서 헌정질서가 파괴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은 '신독재 4단계' 수순에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정권 독재 실현의 전 단계를 ▶'''촛불정권'이라는 이름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1단계) ▶이후 '적폐'라는 이름으로 적을 규정하고(2단계) ▶방송과 사법을 장악하는 것으로(3단계) 규정했다. 마지막 4단계가 선거법 개정을 통해 독재국가를 완성하는 것이라는 게 나 원내대표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문 정권은 현재 마지막 4단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 모두가 그 당시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나라를 위한 판단이라고 했지만, 그 판단에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다시 반추해야 한다"며 "(탄핵에 대한 반추는) 지금 정권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 중요한 것은 위기의 대한민국을 한 마음 한 생각으로 극복하는 것"이라며 "탄핵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의견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의 큰 지향점은 다시 헌법국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보장되는 국가를 세우는 것"이라며 우파 통합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오세훈 "탄핵에 대한 생각 여전히 달라… 천 전 비서관 책이 절충점" 

    오 전 서울시장은 탄핵에 대한 재논의 필요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우파 통합이 되려면 탄핵은 꼭 넘어야 할 산이며, 무조건 덮어놓고 통합하기에는 탄핵의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오 전 시장은 "탄핵에 대한 생각이 여전히 다르다. (반대파는 찬성파에게) 탄핵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해야 보수 통합을 할 수 있다고 하고, (찬성파는 반대파에게) 제대로 한 게 있느냐고 한다. 이런 입장이 팽팽하게 지속되면 심정적으로 제대로 된 통합이 되기 힘들다"며 "천 전 비서관의 이 책이 양측의 절충점을 제대로 찾아놓은 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이 정도 내용(탄핵에 대한 재논의)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이 '조국 정국' 덕분에 마련됐다"며 "정권 유지를 위해 이 정도의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들이라면 정권을 빼앗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한 거짓말도 했겠구나 하는 공감대가 마련됐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탄핵 찬성했던 이언주 의원도 "진영논리에 빠져 있었다"

    당초 이날 참석이 예정돼 있었으나 서한으로 축사를 대신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어떤 정권이든 성과와 실패가 공존한다. 우리는 힘을 모아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고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열어드려야 한다"며 "한국당과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책무는 하나로 똘똘 뭉쳐서 미래로 향해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석에 계신 박 전 대통령의 조속한 쾌유를 마음을 다해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탄핵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이언주 의원도 "탄핵 당시 정국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 전 의원은 "부끄럽게도 당시 진영논리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탄핵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서초동의 무시무시한 집회를 목격하면서 광기의 위험함에 대해 직면했다"며 "모두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광옥 "잘잘못 가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소신 있어야"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이 번복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는 "온갖 지저분한 유죄판결이 전부 무효가 될 증거가 언젠가는 반드시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지사는 "요즘은 내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 사는 게 맞는가 충격을 받을 정도"라며 "오늘(14일) '조국 사퇴'는 작은 빛이 하나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에서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시간이 걸려서 문제다. 용기 있는 사람들이 나와야 한다. 잘잘못을 분명히 가려 앞으로 나아가는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우파 인사들의 행동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