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조국은 스스로 했던 말, 본인부터 지켜라"…황태순 "오죽하면 조국신수설"
  • ▲ 조국 법무부장관. ⓒ뉴데일리DB
    ▲ 조국 법무부장관. ⓒ뉴데일리DB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조국 법무부장관을 향해 "스스로 했던 말을 본인부터 지키라"고 일갈했다. 2015년 조 장관이 "피의자가 현직 총리면 수사가 어렵다"며 이완구 당시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던 발언을 상기시키며 꺼낸 말이다. 

    나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국은 자리를 버티다 끝내 11시간 압수수색을 당했다. 현직 법무부장관의 압수수색에 이어 검찰 소환, 구속영장 청구 등 국민에게 더이상 충격적 장면을 보이지 말라"며 사퇴를 압박했다.

    “피의자가 현직 총리면 수사가 어렵다”... 이완구 사퇴 촉구했던 조국

    조 장관은 2015년 4월14일 이 전 총리가 각종 의혹에도 국무총리 직을 내려놓지 않자 트위터를 통해 이 전 총리를 비판했다. 그는 "헌법에 따라 총리는 행정 각 부를 통할한다"며 "이완구는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성균관대 동문이다. 피의자가 현직 총리이면 수사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완구는 자리에서 내려와 수사를 받아야 한다. 만약 물러나지 않으면서 수사에 개입한다면 탄핵 대상"이라며 이 전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과거 발언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아들의 병역의혹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4월21일 총리 직을 사퇴했다. 조 장관은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지난 23일에는 자택을 압수수색당했다. 과거 자신이 비판하던 이 전 총리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것이다. 

    조국, 각종 의혹에 내로남불, 거짓 해명으로 일관

    조 장관의 이러한 이중적 행동과 거짓말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후보자 임명 후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내놓은 해명들도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났다.

    2007년 조 장관은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유명 특목고는 비평준화 시절 입시명문 고교의 기능을 하고 있다"며 "이런 사교육의 혜택은 대부분 상위 계층에 속하는 학생들이 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작 자신의 딸과 아들은 특목고인 한영외고에 입학했다.

    그는 또 2012년 4월 트위터에 당시 학계에 만연했던 논문 표절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조 장관은 "직업적 학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논문 수준은 다르다"며 "지금 이 순간도 잠을 줄이며 한 자 한 자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딸인 조모(28) 씨는 2008년 한영외고 재학 당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으로 실험에 참여하고 같은해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학계는 "2주 인턴으로 참여해 논문의 제1저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대한병리학회는 지난 5일 "조씨의 딸을 포함한 저자들의 역할이 불분명하다"며 조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병리학 논문을 직권으로 취소했다.

    조 장관은 "조씨의 해당 논문이 대학입시에 활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단국대 논문이 딸의 고려대학교 입학 당시 제출되지 않았고, 입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수차례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 장관의 해명은 검찰 조사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조씨가 고려대에 입학할 당시 입학사정관이었던 A교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씨가 입학 당시 학교에 제출한 증빙자료 목록에 단국대 인턴 관련 논문이 기재돼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틈만 나면 거짓말…"자신만 선이라는 ‘조국 신수설’"

    지난 2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도 조 장관의 거짓말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반박하며 "저는 물론이고 처도 사모펀드의 구성이나 운용을 알지 못했고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 장관의 주장과 달리 조사 과정에서 조 장관의 5촌 조카가 조 장관의 처인 정경심 씨에게 5억원을 빌려 코링크PE를 설립하는 데 썼다는 진술과, 정씨가 코링크PE의 투자처 회의에 참석해 매출현황을 보고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이 지난 6일 인사청문회 당시 "딸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에 2주 동안 참여했다"는 발언도 거짓이었다. 지난 22일 KIST측은 박대출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에서 "(조씨가) 연수 시작 후 5일 만에 학생이 자발적으로 중단했고, 기관 차원에서 인턴 증명서는 발급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각종 의혹에 대한 조 장관의 해명이 잇달아 거짓으로 드러나는 셈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조 장관의 행동이 모순되는 것에 대해 "(조 장관은) 자신을 선택받은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자기를 비판하는 세력은 모두 악(惡)으로 상정한다"며 "왕권신수설(王權神授說)이 아니라 조국신수설(曺國神授說)"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자신이 검찰을 개혁하고 사법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유일한 적임자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신의 과거 언행이나 거짓말을 사법적폐 청산을 하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행위'라고 정당화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