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美 네바다주 카지노협회 통해 양현석·승리 도박기록 입수
  • ▲ '상습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9일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상습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9일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9일 상습도박 및 성접대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한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대표가 밤샘조사를 받고 30일 오전 귀가했다.

    약 23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오전 8시 30분쯤 모습을 드러낸 양 전 대표는 어떤 혐의를 소명하느라 조사 시간이 길어졌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다. 사실관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드렸다"며 전날 경찰에 출두하면서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앞서 지난 6월 26일 성접대 의혹으로 경찰에 불려가 9시간가량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양 전 대표는 이번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성매매 알선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이달 초 양 전 대표가 13억원 상당의 '무등록 외국환 거래(환치기)'를 통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양 전 대표와 관련된 금융자료를 건네받고, YG의 금융계좌 등을 통해 상습도박 혐의를 뒷받침할 단서 확보에 주력했다. 또한 양 전 대표가 YG 미국법인의 회삿돈을 도박자금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재무부에 계좌 자료를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내사를 거쳐 지난 14일 빅뱅 출신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와 양 전 대표를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경찰은 지난 17일 5시간에 걸친 압수수색을 통해 서울 마포구 소재 YG 사옥에서 박스 2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번 소환조사에서 양 전 대표를 상대로 원정도박 횟수와 규모, 자금 출처 등을 캐묻는 한편, 2014년 9월께 말레이시아 출신 재력가에게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 전 대표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면서 조사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 전 대표가 지난 5년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호텔 카지노 VIP룸을 11차례 이상 드나들며 판돈으로 1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미국 네바다주 카지노협회를 통해 ▲양 전 대표와 승리의 카지노 출입기록과 ▲도박 횟수 ▲도박 금액 ▲승패 기록까지 확보한 경찰은 양 전 대표가 부인해도 혐의 입증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한편 양 전 대표와 같은 호텔 카지노 VIP룸에 4차례 이상 들러 2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알려진 승리는 지난 28일 경찰 조사에서 도박행위 일부는 시인했으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