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외고 때 의대 연구소 인턴→ 2주 만에 '논문 제1저자'→ 1년 뒤 수시로 고려대 입학
  •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뉴데일리DB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뉴데일리DB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가 고교 재학 중이던 2008년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2주 인턴을 한 뒤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통상 학술논문 '제1저자'는 논문의 개념을 구성하고 뼈대를 세우는 대표저자를 의미한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할 때, 의대 교수와 박사과정의 대학원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에 17세 고교생이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은 "납득하기 힘든 사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시 한영외고 유학반에 재학 중이던 조 후보자의 딸 조씨는 충남 천안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의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문제는 이후 단국대 의대 A교수를 책임저자로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논문에 조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의대 교수·박사들 쟁쟁한데... '제1저자'로 이름 올린 '17세 고교생'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고교생 조씨에 이어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인사는 단국대 의대 교수 A씨와 B씨를 포함해 한국과학기술원 박사 C씨, 카톨릭대 의대 교수 D씨 등이다. 논문은 이듬해 3월 정식으로 국내 학회지에 등재됐다. 

    실험과 논문의 주도자로 인정받는 제1저자는 학회지에 등재될 경우 연구실적에서 다른 저자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학회지 논문 등재 1년 후 고려대 수시전형 합격

    조씨는 2005~06년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귀국한 이후 2007년 한영외고에 입학했고, 학회지 논문 등재 1년 만인 2010년 3월 고려대학교 수시전형에 합격했다. 조씨는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제1저자로 논문에 등재된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의 책임저자인 A 교수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조씨가 열심히 참여한 게 기특해 1저자로 했다"며 "당시엔 조씨 아버지 조 후보자가 누구인지 몰랐고, 논문에 이름을 올려달라는 취지의 부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A교수는 취재진이 추가 인터뷰를 위해 문밖에서 대기하는 동안 누군가와 통화하며 "근데 우리 마누라가 알아. 우리 큰애가 한영외고 나왔잖아. 엄마끼리는 알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의 딸은 정원외 유학전형으로 한영외고에 입학, 논문 등 수시전형으로 고려대 입학, 면접전형으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며 "정유라 사건보다 10배는 심하다. 정유라는 그래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였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이 사건뿐만 아니라 부산대 의전원에 재학 중 두 차례 유급에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은 사실을 '특혜'라고 못박은 것이다.

    단국대 "조국 딸, 제1저자 사과... 조사하겠다"

    조 후보자 청문회준비팀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조씨가 매일 멀리까지 오가며 실험에 적극 참여하고, 경험한 실험 과정을 영어로 완성하는 데 기여하는 등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6~7페이지짜리 영어 논문을 완성했고, 담당 교수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일련의 인턴 프로그램 참여 과정에 조 후보자나 배우자가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과 관련해 단국대(어진우 총장직무대행)는 20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이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해 사과하며, 연구윤리위원회를 개최해 정당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