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논현동 A클럽 룸에서 물뽕 먹이고 성폭행… 경찰 출동하자 남자들 이미 도주
  • ▲ 마약 유통과 각종 성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을 닫은 클럽 '버닝썬'. ⓒ뉴시스
    ▲ 마약 유통과 각종 성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을 닫은 클럽 '버닝썬'. ⓒ뉴시스
    '버닝썬 사태'로 논란이 일었던 '강남 클럽'에서 또 다시 '물뽕(GHB)'을 이용한 성폭행사건이 발생했다.

    25일 클럽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5시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A클럽에서 2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성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마약 투약이 의심된다며 과학수사팀을 불러 감식을 진행했다.

    이 여성은 A클럽 3층에 위치한 일명 '시크릿룸'에서 만나 유흥을 즐기던 일부 남성들이 건넨 술을 먹고 정신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정신을 차린 후 성폭행당한 사실을 인지하고 클럽 측에 항의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가해자로 추정되는 남성들은 이미 도주한 뒤였다.

    클럽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23일 오전 5시쯤 경찰과 과학수사팀이 와서 마약 투약이 의심된다며 룸에서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이 왔을 때 룸은 이미 비어 있었다"며 "다음날 클럽 측으로부터 마약은 아니고 물뽕을 사용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물뽕은 성범죄에 이용되는 마약류 약물로 무색·무취가 특징이다. 술이나 물에 타 마시면 15분 이내에 정신을 잃게 되며, 남용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고위험성 마약으로 분류된다.

    물뽕을 타인하게 투약하는 행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관리법) 위반이다. 이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으며, 피투약자가 정신을 잃은 사이에 성범죄를 저질렀다면 처벌이 추가된다.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 또는 추행하면 준강간·준강제추행죄가 성립된다. 준강간은 3년 이상 유기징역, 준유사강간은 2년 이상 유기징역, 준강제추행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이 사건은 '불밤' 등 강남 클럽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졌지만, 현재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A클럽 측은 이 사건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할서인 강남경찰서는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는 비밀유지 의무가 있고,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말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