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색' 덜한 전대협 출신 586…'당 주도' 강조하며 "靑에 할 말 하겠다" 장담
  •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총선 승리의 야전사령관을 자임하겠다"며 원내대표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출사표를 통해 ‘당 주도’를 강조했다. 다음달 8일로 예정된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선거에 변화된 당·청관계를 화두로 올리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3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의 경고를 받아들여 당을 혁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저부터 안주하지 않겠다"면서 "낡은 관념과 아집을 불살라 버리고 총선 승리를 위한 미드필더가 돼 중원으로 나가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에 할 말은 하는 원내대표'가 될 것임을 앞세웠다. 3선인 이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이며, 송영길·우상호 의원과 함께 당내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그는 "선거가 임박했기에 당의 주도성이 지금보다 높아져야 한다"며 "현장의 체감도, 정책 수용에 있어 현장에서 통합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당이 지금보다 더 능동적이고 더 주도적으로 역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2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도 "누가 봐도 (내가) 할 말은 할 것 같지 않나. 당의 능동성, 주도성이 높아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당이 좀 더 목소리를 내고 정책에 당의 주장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故) 김근태 의원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계파색도 갖춰, 같은 후보자로 나선 김태년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친문' 성향이 덜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5년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경험도 있다. 

    좁혀지는 민주당-文 지지율 격차…10%p 내외로 

    실제로 지난 8개월간 문 대통령 지지율은 당 지지율보다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7.8%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48.2%와 10.4%p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20.4%p까지 벌어졌던 지난해 8월 당·청 지지율 격차 (민주당 42.8%, 문 대통령 63.2%)에서 절반이나 좁혀진 결과다. 민주당으로서는 여권 지지율을 깎는 인사참사 등 청와대의 잘못에 당당히 '충언'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는 4월 15∼19일 닷새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4만4906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23명이 응답을 완료, 응답률 5.6%를 보였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이 의원은 장외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에 대해 "한국당의 극우정치에는 족보가 없다"며 "박근혜 탄핵에 대해 극렬히 맞섰던 이른바 '가짜 태극기 세력'들의 정치적인 포악성·폭력성 이런 것들에 근거해 시작됐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마저 극우정치를 선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원내대표가 돼서 한국당의 극우적 경향을 막아내고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순조로운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뽑히는 민주당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정치적 무게감이 크다. 현재 선거 판세는 당권파의 지지를 받는 김태년 의원이 약간 앞선 가운데 이 의원과 노웅래 의원이 추격 중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태년·노웅래 의원은 이 의원의 이른 출사표에 출마선언 일정을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9일 경선공고를 하고 30일 후보등록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