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돈 다시 돌려줬지만…맏형답지 못했다"
  •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준호(사진)가 2016년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배우 차태현과 내기 골프를 쳤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었다. 두 사람은 "일각에서 제기된 것처럼 해외(태국)에서 골프를 친 사실은 없다"면서 "단순하게 재미를 위해 내기를 했고, 게임이 끝난 후 현장에서 금액을 돌려주거나 돌려받았다"고 해명했으나, 내기로 오간 돈이 200만원대라는 점에서 형법상 도박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차태현 "신고하면 거의 쇠고랑"

    16일자 KBS 1TV '뉴스 9' 보도에 따르면, 차태현·김준호·정준영 등 '1박2일' 출연진과 담당 프로듀서가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차태현이 2016년 7월1일 "2시간 동안 내기 골프를 쳐 돈벼락을 맞았다"는 이야기를 자랑삼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태현은 대화에서 "신고하면 거의 쇠고랑"이라고 말해, 이 같은 행위가 법적 처벌 대상임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일시적 오락 수준을 넘어 단순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상습도박을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법조계에선 골프로 주고받은 돈이 수백만원대로 추정되는 만큼 두 사람이 벌인 내기 골프가 오락이 아닌 도박행위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고법 판례에 따르면 2016년 "골프는 골퍼의 기량이 일정수준 이상이 돼도 경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종목이므로 내기 골프로 딴 돈은 근로에 의한 재물 취득으로 보기 어렵다"며 1타에 50만~200만원씩 걸고 수십 차례 내기 골프를 친 이들에게 징역 6~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적이 있다.

    정준영의 휴대폰을 조사하던 중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두 사람의 내기 골프 정황을 포착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호 "깊이 반성… 방송활동 중단할 것"

    한편 김준호는 10년 전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던 전력이 있어 차태현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비난을 받는 상황이다. KBS 보도 직후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김준호는 "재미삼아 내기 골프를 쳤고, 딴 돈은 현장에서 바로 돌려줬다"고 해명한 뒤 "다만 공인으로서 또한 '1박2일'의 큰형으로서 모범이 돼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한 것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안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며 '1박2일'을 포함, 자신이 출연 중이던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다음은 김준호의 소속사 JDB엔터테인먼트가 배포한 공식 발표 전문.

    안녕하세요. JDB엔터테인먼트입니다.

    어제 보도된 개그맨 김준호 씨의 내기 골프와 관련하여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와 관련, 김준호 씨의 공식 입장을 전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개그맨 김준호입니다.

    먼저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들에게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어제 보도된 내기 골프 관련해 보도된 내용과 달리 당시 2016년도에 동료들과 해외에서 골프를 친 사실은 없었습니다. 또한 단순히 게임의 재미를 위한 부분이었을 뿐이며, 게임이 끝난 후 현장에서 금액을 돌려주거나, 돌려받았습니다.

    공인으로서 또한 ‘1박2일’의 큰형으로서 모범이 되어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한 것에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열심히 방송에 임하고 있는 동생들에게 더 이상의 오해와 곡해는 없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좀 더 책임의식 있는 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거듭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