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청문회 개최" 요구에 민주 "조건없이 법안 심의" 반박… "말조심하라" 언성도
  • ▲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뉴데일리 DB
    ▲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뉴데일리 DB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가 3월에도 '빈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문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쯤 의장 접견실에서 회동하고 임시국회 일정 등 현안을 논의했다.

    1시간 넘게 이어진 회동에서 야당들은 "'손혜원 청문회'와 '환경부 블랙리스트 청문회'부터 열어야 국회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라고 요구했으나, 여당은 "민생법안 통과를 위해 조건 없이 국회를 열자"고 맞서서 협상이 결렬됐다.

    나 한국당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진행된 것이 없다. 더 논의해 국회가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봄이 왔는데 국회에는 봄이 안 왔다"고 말했다.

    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손혜원 의원 국조에 여당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을 고려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로 대체하자고 내가 제안했다"며 "한국당도 (손 의원 국조를) 청문회 수준으로 낮추면 신재민 폭로,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련 청문회 등을 같이 여는 것으로 하자고 하는데 민주당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영표, 나경원에 "말조심하라"

    홍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각 당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설전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 원내대표는 연초부터 정부·여당을 향해 쏟아진 수많은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국정조사 등 여당이 수용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홍 원내대표는 정쟁용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가 "구질구질하다"고 말한 데 대해 홍 원내대표가 "말조심하라"고 언성을 높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이 구질구질하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은 여야 지도부를 중재하면서 "국회가 공전(空轉)되는 최종 책임은 여당에 있으니, 여당이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장과 5당 원내대표는 이후 오찬을 함께하며 논의를 이어갔지만,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헤어졌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열린 회동에서 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국회 차원의 지지성명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국회 정상화 논의가 길어지면서 다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