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 “유학생 집단행동, 중국 정부 배후조종 가능성”…중국 “개입 안 했다”
  • ▲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리틀 티벳' 지역을 안내하는 체미 하모. ⓒ유튜브 영상 캡쳐.
    ▲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리틀 티벳' 지역을 안내하는 체미 하모. ⓒ유튜브 영상 캡쳐.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스카보로 캠퍼스에서 티벳계 여학생 체미 하모(22)가 학생회장에 당선되자 중국 유학생들이 집단행동을 벌여 파문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뤄진 집단 괴롭힘과 여론몰이 등 중국유학생들의 집단행동이 도를 넘어서자 현지 언론은 “배후에 중국 정보기관이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당국은 이에 “중국학생들이 애국심 때문에 그런 것일 뿐 우리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캐나다 공영 CBC 방송은 “티벳 출신 체미 하모가 학생회장에 당선된 지 일주일도 지나기 전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와 티벳을 맹비난하는 주장이 쏟아졌다”며 “이런 행태는 중국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해외에서 펼치는 여론전과 매우 흡사하다"는 여러 명의 전직 정보요원들의 지적을 함께 전했다.

    중국공산당이 티벳 여학생의 학생회장 당선을 두고 여론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퍼지자 토론토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하모 씨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는 것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을 뿐 우리와 관련이 없다”는 성명을 내놨다. 그러나 성명에서는 중국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났다. 성명은 체미 하모에 대한 온라인 비방을 “선량한 중국유학생들이 애국심에 따라 자발적으로 벌인 일”이라면서 “중국정부는 ‘티벳 독립’ 같은 주장을 하는 반중 분리주의자들, 티벳 독립운동가와 그들의 활동에 도움을 주는 그 어떤 행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총영사관 “선량한 중국 유학생이 애국심 발휘한 것”

    CBC 방송에 따르면, 체미 하모는 티벳 출신의 캐나다 국적자로 티벳 독립운동을 지지하는 활동을 하며, 토론토 파크데일 지역의 티벳 커뮤니티에서도 일한다. 체미 하모는 학생회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중국공산당 지지세력들로부터 사임을 요구하는 메시지 수천 개를 받았다. 일부는 협박 메시지였다.

    CBC 방송은 “중국 학생들이 집단행동 배후에는 중국정부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은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전직 캐나다보안정보국(CSIS) 아시아태평양담당 선임요원 미셸 주노-캐츠야의 분석도 전했다.

    CBC 방송은 “체미 하모에 대한 사임 압박은 중국정부가 최근 캐나다 대학에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한 두 개의 사례 가운데 하나”라며 온타리오 소재 맥마스터 대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소개했다. 맥마스터 대학교에서는 중국정부가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현지주민을 어떻게 탄압하는지에 대한 폭로가 있을 예정이었으나 중단됐다. 폭로를 하려던 사람은 “고함을 치며 강연을 방해한 중국학생들은 공산당의 지시를 받은 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티벳과 신장-위구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발작적 반응을 보인다. 2008년 4월 서울 시내에서 4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폭동을 일으켰을 때도 ‘티벳 독립’이라는 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지나가던 외국인들이 중국인 폭도들에게 집단 폭행당하는 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