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선 "소득주도성장 국민들께 죄송"… 토론회에서는 "흔들림 없이 추진" 오락가락
  • ▲ 지난 1월 당시 대기업 협력사 고충 듣는 홍장표 경제수석(현 대통령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과 홍종학 중기부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 지난 1월 당시 대기업 협력사 고충 듣는 홍장표 경제수석(현 대통령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과 홍종학 중기부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홍장표 대통령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모양새다. 

    우선 홍장표 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때 '증인' 신분으로 나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세제개편과 최저임금 인상 등 부의 분배)의 설계자'로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홍장표 위원장을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신청했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입증되지 않은 위험한 실험을 한 게 아니냐"고 당시 지적했고, 홍장표 위원장은 "대외경제지표와 관련된 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아져 그 결과로 전망치가 좋지 않게 나온 데 대해 걱정스럽게 생각한다. (또)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장표 위원장이 언급한 '대외경제지표 악화'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과 연관이 깊다.

    이와 관련 윤영석 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9일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3.0%에서 2.8%로 낮췄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2.9%에서 2.6%로 낮췄다"며 "(이러한 결과는) 현 정권 집권 이래 무리한 최저임금정책과 대기업을 옥죄는 반시장·반기업·친노동 정책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국가성장동력·고용창출 바닥을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즉 홍장표 위원장이 국정감사 때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데는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경제 실패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홍장표 위원장의 발언은 '환경'에 따라 달라졌다. 국정감사장을 벗어나자 소득주도성장론을 다시 부각시킨 것이다.

    "죄송하다" 했다가 "흔들림없이 하겠다"

    홍장표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현주소와 소득주도성장' 주제의 특위 토론회 때 "국민의 뜻은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는 게 아니라 '제대로 하라', '성과를 내라'는 것"이라며 "흔들림 없이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홍장표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11일 국정감사 당시 발언과 확연히 다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경제 성적표가 안 좋게 나오자 지난 6월 26일 경제수석비서관직을 교체했다. 지금의 홍장표 위원장에서 '정통 관료' 출신인 윤종원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임명한 것이다. 이로 인해 홍장표 위원장은 경제수석비서관직에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직 자리로 이동하게 됐다. 이러한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를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홍장표 위원장 경질'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