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장표 대통령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모양새다.
우선 홍장표 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때 '증인' 신분으로 나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세제개편과 최저임금 인상 등 부의 분배)의 설계자'로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홍장표 위원장을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신청했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입증되지 않은 위험한 실험을 한 게 아니냐"고 당시 지적했고, 홍장표 위원장은 "대외경제지표와 관련된 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아져 그 결과로 전망치가 좋지 않게 나온 데 대해 걱정스럽게 생각한다. (또)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장표 위원장이 언급한 '대외경제지표 악화'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과 연관이 깊다.
이와 관련 윤영석 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1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9일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3.0%에서 2.8%로 낮췄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2.9%에서 2.6%로 낮췄다"며 "(이러한 결과는) 현 정권 집권 이래 무리한 최저임금정책과 대기업을 옥죄는 반시장·반기업·친노동 정책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국가성장동력·고용창출 바닥을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즉 홍장표 위원장이 국정감사 때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데는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경제 실패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홍장표 위원장의 발언은 '환경'에 따라 달라졌다. 국정감사장을 벗어나자 소득주도성장론을 다시 부각시킨 것이다.
"죄송하다" 했다가 "흔들림없이 하겠다"
홍장표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현주소와 소득주도성장' 주제의 특위 토론회 때 "국민의 뜻은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는 게 아니라 '제대로 하라', '성과를 내라'는 것"이라며 "흔들림 없이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홍장표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11일 국정감사 당시 발언과 확연히 다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경제 성적표가 안 좋게 나오자 지난 6월 26일 경제수석비서관직을 교체했다. 지금의 홍장표 위원장에서 '정통 관료' 출신인 윤종원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임명한 것이다. 이로 인해 홍장표 위원장은 경제수석비서관직에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직 자리로 이동하게 됐다. 이러한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를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홍장표 위원장 경질'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