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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서 손학규號 구성에 관심이 모인다.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만들어졌지만,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하고 계파갈등을 지속해왔다. 새 지도부에서도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어 향후 의결권·임명 추천권·회의 소집권 등을 행사하게 될 지도부의 출신 정당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지난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의 1기 지도부는 6·13 지방선거 송파을 지역에 바른정당 출신 박종진 후보와 국민의당 출신 손학규 후보 중 누구를 공천하느냐를 놓고 대립했다. 당시 공천을 최종 결정하는 지도부가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 4대4 동률이라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손학규 대표 중심의 2기 지도부는 9명으로 구성돼 동률이 될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초기 지도부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바른미래당 계파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도부 9명 가운데 손학규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하태경·이준석·권은희(여성)·김수민(청년) 최고위원 등 6명이 확정됐다. 현재까지 당선된 지도부를 출신 정당으로 구분하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3대3 동률을 이루고 있다. 손학규 대표·김관영 원내대표·김수민 최고위원이 국민의당 출신이고,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바른정당 출신이다.이에 신임 당대표가 지닌 지명직 최고위원(2명) 및 정책위의장 지명 권한이 더욱 중요해졌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지도부에 추천해 동의를 받은 뒤 임명토록 했다. 정책위의장은 지도부 동의 없이 당대표가 임명토록 했다.
안심(安心)논란을 받았던 손학규 대표는 국민의당 출신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도부 의결권이 국민의당에 유리하도록 하려면 손 대표가 갖고 있는 3명의 지도부 가운데 최소 2명을 국민의당 출신 인사로 임명해야 한다. 이 경우 바른정당 최고위원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손학규 대표 측은 출신정당 및 출신지역을 감안해 고루 안배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선출직 최고위원에 바른정당 출신 인사 3명이 당선돼 예상 밖 성과를 이루면서, 지명직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출신이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내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지도부 추천 인사를 이미 내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고위원에 정운천·박선숙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오신환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 대표는 2일 당대표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지금 여기서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생각한다. (최고위원 지명을) 생각해서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