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북한-미국 특사 방문 후 '미북정상회담' 발표…이번에도 묘수 나올지 미지수
  •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는 모습. 정 실장은 지난 3월 특사 자격으로 북한과 미국을 각각 방문한 뒤 백악관에서 미북정상회담을 발표한 적이 있다. ⓒ청와대 제공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는 모습. 정 실장은 지난 3월 특사 자격으로 북한과 미국을 각각 방문한 뒤 백악관에서 미북정상회담을 발표한 적이 있다. ⓒ청와대 제공
    오는 9월 5일 대북특사단을 이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청와대는 이번 대북특사에 대해 미북 관계를 풀기 위한 중재자 역할인양 설명하지만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두고 양측이 끝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데다 한국은 계속 제3자와 같은 태도를 보여 묘수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의용 실장은 지난 방북에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이후 美백악관에 가서 '미북정상회담' 일정을 발표한 바 있다. 정 실장은 당시 백악관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향후 어떠한 핵실험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 약속했다"며 "김 위원장은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군사훈련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의 당시 방북은 미북관계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순풍을 불러왔다. 당시에는 불확실하게 여겨졌던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도 열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전까지는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을 받고는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켜 나가자"고 조건부로 응답했었다.

    다만 정 실장의 이번 방북은 지난 번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 미북 간 입장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김정은도 한미연합훈련 실시 배경을 이해한다"고 말했지만 북한은 지난 5월 16일 한미연합훈련 '맥스선더' 훈련을 이유로 당일 열릴 예정이던 고위급 회담 취소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등 북한이 정 실장의 말과 다른 행동을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정 실장이 전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역시 미국으로부터 의심을 받고 있다. 존 볼튼 美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8월 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년 내 비핵화 약속은 김정은이 한 것"이라며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1년 내에 비핵화 약속을 했다"고 지적한 대목, '38노스', '디플로맷' 등이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 활동 등에 대한 보도를 내놓으면서 美정치권에서는 북한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의용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방북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정의용 실장은 지난 1일 열린 당정청 전원회의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9월 초 개소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