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장비-레이더 갖춘 4세대 전투기… '미국 제재' 분위기 속에서 전투력 과시
  • ▲ 이란이 공개한
    ▲ 이란이 공개한 "코우사르" 전투기 ⓒ이란 국방부 배포 사진
    이란이 수도 테헤란에서 연 방위산업전시회에서 자체 개발한 전투기를 공개했다고 프랑스 AFP 통신 등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형 전투기는 2인승으로 '코우사르'라고 명명됐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코우사르' 전투기가 향상된 항공 전자 장비와 다목적 레이더를 탑재한 4세대 전투기라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 TV는 '코우사르' 전투기에 다양한 무기 장착이 가능하며 단거리 항공지원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코우사르' 전투기 조종석에 앉는 모습도 방영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2일 국가방위산업의 날을 기념해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영토와 자원을 가져가길 원하는 군사 강국들에 맞서 싸울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이란이 가지고 있는 힘 때문에 전쟁이 가져올 결과를 알기 때문에 미국이 공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은 '코우사르' 전투기가 독자 기술로 만든 4세대 전투기, 즉 F-15K나 유로파이터, 라팔 등과 맞먹는 수준의 전투기라고 주장했지만 해외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1960년대에 개발해 동맹국에 공급했던 F-5 전투기를 베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 정부 산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의 저스틴 브롱크 항공전력 연구원은 英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외형적으로 봤을 때 기체가 F-5 타이거 전투기 복좌형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이란이 자체적으로 생산했을지는 몰라도 전적으로 외국산 기술을 사용한 기체”라고 평가했다.

    브롱크 연구원은 또한 “이란의 신형 전투기는 매우 작은 엔진을 갖춰 출력에 제한이 있고 연료 탑재량도 작고 레이더 크기도 작아 항속거리가 짧은 것은 물론 임무도 제한적인 경공격기”라며 “설령 최신 레이더나 항공 장비를 탑재하고 내부 구성품들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해도 (구식 항공역학을 사용한) F-5 기체의 한계 때문에 성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1960년대 F-5 판박이" 평가절하

    이란 공군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에 도입한 러시아제와 구식 미국산 전투기 수십 대가 전력의 전부다. 공군력이 워낙 약해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수천 명의 병력을 보냈음에도 항공 지원은 러시아에 의존했다.  이란은 2013년에도 '카헤르 313'이라는 전투기를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했지만 해외 군사전문가들은 이를 믿지 않았다.

    프랑스 AFP 통신은 아미르 하타미 이란 국방 장관이 '코우사르' 전투기 개발 외에도 미사일 방어 능력 향상을 위한 연구를 하는 등 군사력 증강에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