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시 밀반입 혐의는 무죄‥흡연은 유죄법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선고
  • '스타 셰프'로 이름을 날리다 마약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찬오(34·사진)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라는 비교적 무거운 처벌이 내려졌다. 앞서 검찰이 밝힌 구형량(징역 5년)보다는 상당히 경감된 수준이나, 이찬오가 동종전과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가볍지 않은 형량이 내려졌다는 분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2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재판에 회부된 이찬오에게 상기한 형량을 선고하고 보호 관찰과 추징금 9만 4,500원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백과 증거로 '해시시'를 흡연한 사실은 유죄로 인정되나, 밀반입한 혐의에 대해선 제출된 증거물만으로는 유죄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해시시(hashish)'는 대마초를 농축해 환각성을 더욱 강화시킨 물질로, 이찬오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해시시를 밀수입한 뒤 세 차례 흡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유명 요리사인 피고인이 마약을 흡연하는 그릇된 행동으로 사회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징역형을 언도했다"고 밝힌 뒤 "다만 피고인에게 동종전과가 없고, 개인 흡연 목적이었으며 우울과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아왔다는 점을 정상 참작했다"고 집행유예를 선고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검은 손수건으로 입주변을 가리는 특이한 포즈로 출석한 이찬오는 최종 선고가 떨어지자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네덜란드 의사가 해시시 흡연 권유"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찬오가 지난해 손거울 안에 해시시를 동봉한 상태로 인천공항에 입국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이찬오의 진술서 ▲네덜란드 친구와의 통화 기록 등을 마약 밀수입 증거로 제출했다.

    이에 이찬오의 변호인은 "해시시를 소지하거나 흡입한 사실은 인정하나, 국제우편으로 해시시를 밀반입했다는 공소 사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해시시가 동봉된 우편물이 왜 자신에게 보내졌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입장"이라며 "네덜란드 지인에게 해시시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고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변호인은 "해시시를 소지하고 흡연한 사실을 모두 인정했는데 굳이 밀반입 사실을 숨길 이유가 없다"면서 "아마도 이찬오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친구가 '해시시'를 보내준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전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지난 2015년 한 여성(김새롬)과 결혼식을 올렸으나 주취 후 폭력 등으로 불행한 결혼 생활을 이어왔다"며 "결국 1년 6개월 만에 협의 이혼하면서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리게 됐다"는 저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변호인은 "그러던 차 한식당 오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네덜란드로 건너간 피고인은 현지 지인의 모친인 정신과 의사로부터 해시시 흡연을 권유 받았다"며 "국내에선 불법인 줄 알고 있었지만 해시시 4g을 가져와 세 차례 흡연을 했다"고 밝혔다.

    공항서 마약 적발..한달새 또 '마약 양성' 반응

    검찰에 따르면 이찬오는 지난 10월 네덜란드에서 발송한 소포를 받으려다 그 안에 해시시 4g이 담긴 사실이 공항 세관에 적발되면서 마약 양성 테스트를 받았다.

    당시 해시시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던 이찬오는 소변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자 몇차례 흡입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한달 뒤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또다시 대마가 발견된 이찬오는 두 번째로 실시한 소변 검사에서 재차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와 상습 투약 사실이 드러났다.

    학창 시절 수영 선수로 활동했던 이찬오는 호주에서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하다 주방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요리사로 전향한 케이스. 이후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지에서 요리를 배운 뒤 2009년 국내로 돌아와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로네펠트 티하우스 등에서 요리사로 근무했다.

    2015년 '올리브쇼 - 셰프들의 레게임', '냉장고를 부탁해',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이찬오는 같은해 2015년 8월 13일 방송에서 만난 김새롬과 화촉을 밝혔다. 그러나 이찬오의 외도 의혹과 김새롬의 가정폭력 의혹 등이 연달아 제기되면서 2016년 12월 합의 이혼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