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권을 쥔 혁신 비대위 불가피" vs "결국 비대위는 다음 전당대회를 위한 임시 조직"
  • ▲ 2일 오전에 열린 원대대책회의에 참석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일 오전에 열린 원대대책회의에 참석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달 30일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언급되자 한국당 지지자들은 발칵 뒤집혔다.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헌재 결정문을 직접 낭독했던 이 전 재판관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충격을 준 것이다. 

    '이정비 비대위원장說' 흘러나오자 다시 한국당 내에서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추진하는 혁신 비대위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당분간 전권을 쥔 혁신 비대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당헌·당규대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일단 현재 비대위 구성을 위한 한국당 내 실무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 중인 상태다.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2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번 주말까지 5~6명 선으로 압축해 내주 초에는 접촉할 것"이라며 인선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비대위의 역할과 활동 기간, 정체성을 둘러싼 당내 이견은 좁혀지기 어려운 분위기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차기 총선 공천권'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비대위를 제안했지만 당내 반응은 제각각이다. 

    한 한국당 의원은 통화에서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큰 이견은 없다. 다만 혁신 비대위냐, 전당대회 준비 비대위냐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일정 기간만 비대위가 활동을 하고, 빨리 전당대회로 결국 넘어가야 한다. 언제까지 비대위로 나약한 모습을 보여야 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한국당 의원 역시 "비대위는 이름 그대로 '비상대책위원회'다. 임시 조직이라는 뜻"이라며 "당이 정상 체제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결국 전당대회로 가야 한다"며 같은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당대회 개최시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외부로 노출된다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당내 분란이 극단으로 치달아 결국 '갈라서기'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표 궐위시 60일 이내에 임시 전당대회를 개최해 당 지도부를 선출해야 된다는 현행 규정이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다는 문제 의식도 '비대위 불가피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단 비대위 구성이 완료되더라도 비대위의 역할을 둘러싼 당내 논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비대위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작업은 결국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서 가능할텐데, 당헌·당규 개정을 둘러싼 당내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