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진영 이재정 후보 vs 중도 우파 임해규 후보"사실 왜곡에 불과한 주장", "같은 진영조차 비판하는데"
  • ▲ 임해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지난 3월 16일 파주시 야당역에서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 ⓒ임해규 블로그
    ▲ 임해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지난 3월 16일 파주시 야당역에서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 ⓒ임해규 블로그

    현직 경기도교육감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이재정 예비후보의 좌파(左派) 교육정책을 두고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9시 등교와 석식·야간자율학습 폐지 문제 등 이재정 후보가 추진했던 정책이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중도·보수 진영의 임해규 후보는 지난 11일 "9시 등교 정책은 도입 때부터 강제 시행이라는 논란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방과 후 학원 끝나는 시간이 늦어지고 새벽반 학원까지 늘어나는 등 정책 취지와 달리 오히려 (학생들의) 수면시간이 더 부족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재정 후보는 "9시 등교는 학교 자율로 실시나 폐지 여부를 결정한 것이지 교육청이 강제한 것이 아니며 수면시간이 더 부족해졌다는 주장도 사실 왜곡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16일에는 "주변에서 들었다는 식의 비판을 제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임해규 후보가 다시 반격에 나섰다.

    임해규 후보는 "그동안 학교 현장에 하달된 교육감 서한문과 각종 공문을 보면 사실상 강제한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같은 진영의 송주명 후보조차 '겉으로는 자율을 얘기하면서 뒤로는 도내 각 교육지원청과 초중고교에 공문을 보내 실시 여부를 확인하는 등 사실상 강제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임해규 후보는 학생들의 수면시간과 관련해서도 "이재정 후보가 본인에게는 유리하고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자료를 내세우고 있는데 더이상 경기교육을 망치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입시를 코앞에 둔 고3의 등교시간을 앞당기려고 해도 교육청의 눈치를 봐야 하고 밤늦게까지 학원과 독서실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새벽까지 인터넷 방송을 보다 늦잠 자는 경우가 많아 허겁지겁 등교하는 학생들이 다반사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해규 후보에 따르면 셧다운제 실시로 PC방은 밤 10시 이후 미성년자의 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인터넷 방송의 시청은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늦은 시간까지 어울리는 일이 많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2016년 8월 '서울 청소년의 건강생활 변화'에 따르면 2015년 청소년들의 주중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6분으로 수면부족이 문제가 된 2010년보다 8분이 줄었다. 수면부족의 최대 원인은 44.8%가 스마트폰 사용이었다. 경기교육종단연구 자료에선 "9시 등교 시행 후 국어, 영어, 수학 영역별 성취도 점수가 떨어졌고 아침식사 횟수도 줄어들어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경기지역 교원을 대상으로 한 '9시 등교'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82.9%가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학부모 역시 58.06%가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특히 고3 수험생 학부모는 9시 등교와 수능 및 모의고사 시작 시간 차이에 따른 적응의 어려움을 이유로 무려 78% 이상이 반대하는 실정이다.

    임해규 후보는 석식·야간자율학습 폐지와 관련해서도 "스스로 학교에 남아 공부하겠다는 학생까지 밖으로 내모는 것은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그들이 선택한 공부도 꿈을 이루기 위한 진로의 하나인 만큼 이를 막는 것은 행정권한의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임해규 후보는 "이재정 후보는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외국 문헌을 포함한 연구 성과물을 제시하면서 '이렇게 좋은 정책을 근거도 없이 나쁜 정책이라고 호도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폄훼하고 있는데, 이재정 후보야 말로 불통(不通)의 아이콘임을 드러내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