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회담 결과 실효성 문제 제기… 인권·비핵화 로드맵·대남 도발 사과 내용 단 하나도 없어
  •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평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평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김정은 손에 죽은 천안함 용사 유족들에게는 따뜻한 차 한 잔도 대접한 적 없으면서 어떻게 북한 독재 집단에게만 너그러울 수 있느냐"며 "비정상적인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이루어진 이면에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해, 실속 없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정상회담 합의는 오히려 과거 합의보다 후퇴한 것으로 본질적인 문제는 하나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추상적인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제외하면 어디에도 북한의 핵 포기 약속이 담겨 있지 않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지난 2005년 9·19 성명과 2007년 10·4 공동선언만도 못하다"며 "오히려 '핵 없는 한반도'라는 모호한 문구를 삽입해서, 향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비롯한 미국의 핵우산 정책도 무너뜨릴 빌미만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이 '각기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는데, 북한 스스로 핵무기를 폐기하면 될 일이지 우리의 책임과 역할이 도대체 뭐가 있느냐"며 "다시 북한 정권에 달러를 퍼 주겠다는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남북공동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또 "북핵 문제는 실질적으로 단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의 입장만 대변한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한 마디로 "우리 안보의 자발적 무장 해재에 다름없다"고 비유했다.

    홍 대표는 "서해 평화수역 합의는 우리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냈던 서해 NLL을 북한에 몽땅 내줘야 하는 상황을 자초한 것과 다름없는 심각한 문제"라며 "그래놓고는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전환이라는 국가적 명운이 걸린 중대 사안을 올해 안에 하겠다고 합의해줬다"고 일갈했다. 

    그는 "우리의 안보지형을 송두리째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함은 물론, 그에 상응하는 북한의 조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특히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조차 없었던 정상회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김정은은 자기 고모부를 고사포로 처형하고, 친형까지 독살하고, 지금도 북한 동포들을 지옥 같은 삶으로 몰아넣고 있는 지구상 최악의 독재자"라며 "그런데도 오히려 인권 탄압의 장본인과 함께 호화로운 만찬을 나누고 대통령이 앞장서서 김정은 일가 미화에 공을 들였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의 손에 처참하게 죽은 천안함 용사 유족들에게는 따뜻한 차 한 잔도 대접한 적 없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북한 독재 집단에게만 너그러운 것이냐"고 반문하며 "중립지역인 판문점에 설치하겠다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겠다고 합의한 것도 개성공단 재가동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어 "이처럼 비정상적인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이루어진 이면에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번 정상회담 선언문의 1조 1항은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한다'는 내용인데, 이는 남과 북은 평화롭게 잘 지낼 수 있는데 미국을 비롯한 외세 때문에 한반도에 긴장이 온다는 남북 주사파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 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지금 북핵 문제는 미·북 간의 문제가 아닌 남·북한 간의 문제인데, 왜 북핵 폐기를 미북 대화에 맡기고 우리는 방관을 해야 하느냐"며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지금 정부의 대북정책은 운전자론이 아니라 방관자론"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북 회담에서 미국이 북핵 동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으로 미국의 안위만 챙기면 된다고 북한과 합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당이 생각하는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서는 "리비아식 핵폐기 절차가 나와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북핵은 김정은 정권을 지지하는 중심축인 만큼,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북핵은 김정은 정권을 유지하는 중심축"이라며 "남북관계를 보다 냉철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