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대 예비후보 “조희연, 리더십 부재, 소통도 부족” 비판조희연 “극약처방 내려 청렴도 최하위 탈출...특단의 대책 있느냐” 역공
  • ▲ 2018서울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와 팩트TV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촛불교육감 후보경선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조희연 예비후보(현 서울시교육감), 심성보 사회적교육위원회 상임대표,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연합뉴스
    ▲ 2018서울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와 팩트TV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촛불교육감 후보경선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조희연 예비후보(현 서울시교육감), 심성보 사회적교육위원회 상임대표,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교육감 좌파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당초 좌파진영 서울교육감 후보 경선은 '2018서울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촛불추진위)'에 등록한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최보선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조희연 서울교육감 사이의 3파전이 예고됐다.

    그러나 21일 최보선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이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지지를 선언하면서 경선은 조희연 교육감과 이 전 지부장 2파전으로 압축됐다. 서울교육감 좌파 단일후보는 촛불추진위가 준비한 3차례의 정책토론회와 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내달 5일 결정된다. 이 가운데 첫 토론회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경선 토론회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언론사 팩트TV가 주관했다.

    이성대 예비후보는 시종일관 '정의'와 '진실'을 내세우며 조 예비후보를 압박했다. 이 예비후보는 토론회가 진행된 80분간 '정의'를 10회나 언급할 만큼 '서울시교육청의 최하위 청렴도'를 지적했고 그 원인으로 조 예비후보의 '리더십 부재'를 지목했다.

    그는 "지난 2015, 2016년 조 교육감이 수장이었던 서울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청렴도 최하위를 기록했다"며, "15년 첫해 청렴도가 최하위였다면 특단의 대책을 세웠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예비후보는 "사학 비리재단에 의해 퇴출된 양심 교사들이 탄압받고 있음에도 (조희연 교육감은) 바로잡지 않고 있다"며,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바로잡지 않는 것은 심각한 리더십의 부재다. 서울교육의 정의와 진실이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조 예비후보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시교육청 공무원들에게, 퇴직한 지 2년이 안된 전직 공무원을 만나지 말 것을 지시하는 등 극약처방을 내린 결과 청렴도가 17등에서 12등으로 올라섰다고 받아쳤다. 조 예비후보는 사학비리와 관련해서도 관선이사 파견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법원이 과잉행정이라며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조 예비후보는 “이성대 후보가 교육감이 되면 어떤 (청렴도) 대책을 취할 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다”며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이성대 예비후보는 조 예비후보의 돌발 질문에 “아주 쉽다. 교육감 자신부터(처신을 잘하면 된다). 측근 관리를 엄격히 하고 감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받아넘겼다.

    이 예비후보는 "진보교육감이 들어서면 (교육감) 스스로가 청렴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긴장하게 된다. 잘못 걸리면 큰일나기 때문"이라며 "아픈 말씀이지만 조 교육감 측근이 뇌물수수로 옥살이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공무원을 통솔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조 예비후보는 “부하직원을 관리하지 못해 생긴 일에 대해서는 송구하다”면서도 “하지만 적어도 저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비리도 없었다는 점, 그래서 박근혜 정부를 버텨낼 수 있었다”고 했다.

    입시문제에 대해 조 예비후보는 “1개의 만병통치약은 없다”면서 “출발선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내신관리에서 시작돼야 하고, 수능은 5등급 절대평가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기본적으로 수능을 '대입 자격고사화(化)'하고 모든 대학교가 통합전형을 실시해야 한다"며 △객관식 폐지 △과도한 입시경쟁 완화 등을 주장했다. 조 예비후보도 객관식 폐지에 대해서는 "100% 동의한다"고 했다.

    자사고·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이 예비후보는 “부모 경제력에 의해 학교 선택권이 정해지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라며, “자사고, 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일반고에 다양한 학생들이 다닐 수 있고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자사고 학부모들의 항의 시위 당시 상황을 언급하면서 조 예비후보의 대응이 미숙했다고 지적했다.

    “1년 전쯤 자사고 폐지 문제로 학부모들께서 보신각에서 교육청까지 걸어오셨는데, 당시 경찰이 교육청 앞을 지켰다고 들었다. 저 같으면 학부모들을 교육청으로 모셔서 밤새 토론했을 텐데 왜 경찰에 맡기나. 그분들은 학부모 아닌가.”

    토론회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조 예비후보는 “불리한 주제일 수 있다”면서 ‘교권’과 관련돼 좌파교육계의 자성(自省)을 촉구했다.

    "진보교육감은 기본적으로 학생인권을 중시하고 확장하기 위한 교육감이다. 인권을 중시하는 면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 다만 교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고심 끝에 학생 격리가 가능한 교권 대책을 발표했다. 교권은 언제나 교총이 주제고, 보수교육감 주제고, 보수가 진보를 공격하는 주제다. 왜 그 문제에 대해 우리가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나). 강력한 대책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현장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학생 인권을 보호하면 교권이 침해되고, 교권을 강화하면 학생인권이 침해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교사·학생·학부모의 몫이 어디에서 어디까지인지 상황에 맞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기본적으로 이 예비후보의 공격과 조 예비후보의 방어 및 역공이 주를 이뤘다. 당초 좌파진영에서 압도적 경선 승리가 점쳐진 조 예비후보는 불편할 수 있는 공격에도 침착하게 대응하며 교육 현안에 대해 이 예비후보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교육감 좌파후보 단일화 경선은, 인지도에서 앞서는 조희연 교육감에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이 예비후보가 최종 경선투표 총점의 10%를 더 가져가는 ‘신진 가산점’ 제도와, 촛불추진위가 13세(2005년 출생) 이상 청소년도 선거인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결정이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서 이 예비후보는 “아직 홍보가 부족한 것 같은데, 13세 이상 청소년도 이번 경선 과정에서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촛불교육감 후보경선 토론회’는 25일 '공교육 정상화'를 주제로, 30일에는 '사립학교 및 교육행정 민주화'를 주제로, 서울 마포구 국민TV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