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시청 남북 태권도 공연, 반북(反北)정서 확대 분위기 속 여론은 '싸늘'박원순 "내년 전국체전 때 北에서 시작한 마라톤이 군사분계선 넘어 南으로 왔으면"
  • ▲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남북 태권도 합동 시범 공연'에 참석해 북한 시범단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남북 태권도 합동 시범 공연'에 참석해 북한 시범단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북한 공연단의 '조국통일' 구호가 울려퍼진 가운데 이에 화답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12일 국제태권도연맹(ITF) 소속 북한 태권도시범단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하는 남북 합동 공연을 위해 서울시청을 찾았다.

    이날 행사는 경찰 및 서울시 관계자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 개최됐다. 청사에는 평상시 인원의 3배에 달하는 약 60여명의 청원경찰이 투입됐고, 시청 안팎 역시 경찰 6개 중대(약 500여명)가 배치됐다. 행사를 위해 시청 건물 내부 엘리베이터 등도 대부분 통제되기도 했다.

    오후 2시부터 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이날 공연에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와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를 비롯한 남북 태권도 시범공연단 70여명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진선미 의원, 김현 대변인, 손학규 전 의원 등이 자리했고 개성공단 관련기업 및 서울시 환경미화원, 사회적 배려 대상자, 태권도 유소년 등 250여명도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는 세계태권도연맹 공연, 국제태권도연맹 공연, 합동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축사에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작은 개최지라는 평창은 결코 작지 않았다"며 "강원도 시골마을에서 평화의 메세지를 쏘아올려 전 세계의 환호 및 평화의 거대한 강물을 만들었다"고 했다.

    또한 "이번에는 태권도로 서울시청에서 다시 만났다"며 "태권도는 우리 민족의 기상을 잘 보여주는 운동이다. 남북은 갈라져 있지만 결국 하나"라는 축사를 이어가며 남북 합동 공연에 화답했다.

    문제는 이어진 발언부터다. 박원순 시장은 "제 책상 맨 윗서랍에 서울-평양 교류사업 문서가 들어있는데 이제 곧 빛을 볼 날이 오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100년은 분단이 아닌 평화의 시작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에 서울시에서 개최하는 전국체전 100주년 행사를 두고 '서울-평양 동시 개최 제안'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한 라디오에서도 "만일 3선이 된다면 전국체전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박 시장은 "개막식은 서울, 폐막식은 평양에서 열리길 바란다"고 말하며 "마라톤은 북측에서 출발해 군사경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왔음 좋겠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박원순 시장의 평양 친선 정책 구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공식 석상에서 지속적으로 '평양 자매결연' 등의 희망사항을 내비쳐왔다.

    구체적으로는 남북 경평 축구 재개,  서울시향 평양 공연 추진, 평양시장에 편지 쓰기 등 각종 이벤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러한 박 시장의 행보로 미루어 "이번 태권도 공연 역시 3선 도전을 앞두고 '꼭 쌓아야 하는 치적'이 아니겠느냐"는 의혹의 시선도 적지 않다.

    특히 이날 서울시청 합동공연은 '계획에 없던 행사'이기 때문에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당초 서울에서는 상암동 MBC 홀만이 유력한 공연 장소로 검토됐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MBC 홀과 함께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도 추가로 공연이 확정됐다.

    "태권도로 남북 신뢰를 두터이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리용선 총재의 답사 후 공연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한국 측은 송판을 깨뜨리는 발동작을 가미한 공연을, 북한 시범단은 손기술과 호신술 위주의 시범공연을 선보였다.

    북한 시범단은 통일을 표현하는 동작을 이어가며 "조!국!통!일!"이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로 인해 여론에서는 반북(反北)정서가 급격히 확대된 상황이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그래도 논란이 많은데, 서울시청에서 어떻게 정체불명의 조국통일이라는 단어가 울려퍼질 수 있나"고 의문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박 시장의 발언의 시기 부적절함을 꼬집기도 했다.

    네이버 아이디 maya****는 "인권탄압해 죽이고, 핵무기 만들어 위기 만들고, 1953년 7월27일 휴전 이후 저 녀석들이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들을 죽였냐. 최근엔 연평해전과 천안함까지, 희생된 군인들과 민간인들 생각하면, 정말 박원순은 북한의 실체를 알면서도 저렇게 하는 건지 머리속에 뭐가 들었는지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아이디 jhbkugkuy는 "태권도는 또 뭐냐? 별별 북한사람들 다 모시고 왔구나", 아이디 saintrookie는 "저들이 말하는 구호 통일이 적화통일을 의미할 가망성이 높다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아이디 no1i****는 "태권도 따위로 우리는 하나가 될수없다",  아이디 lcs1****는 "조국통일!이 아니고 적화통일!이겠지"라고 꼬집었다.
     
    북한 시범단은 이달 7일 경의선 육로로 방한해 한국에서 총 4차례 공연을 한다.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 식전행사 및 10일 속초 합동 공연을 했다. 12일 서울시청 공연에 이어 14일 MBC 상암홀에서 태권도 시범 공연을 한 뒤 15일 육로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