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대통령 조롱하며 막말까지
  • ▲ 'No 트럼프 공동행동'은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반미 집회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No 트럼프 공동행동'은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반미 집회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반미단체들이 “경찰 차벽 때문에 큰 수모를 당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한국진보연대·민중당 등 220여개 진보 성향 단체로 구성된 ‘NO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이 7일 오후 7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반(反)미집회에서는 이런 목소리가 쏟아져나왔다. 경찰이 오후 1시부터 20여 대의 경찰버스로 광화문 광장을 U자 형태로 감싼 것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공동행동 측은 “FTA 폐지로 압박하고 무기를 강매하는 트럼프를 환영하라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어떻게 무기를 들고 휘두르는 사람을 환영할 수 있느냐”고 했다. 이어 “맨 처음에는 펜스였고 이후에는 차벽이 들어왔는데 이는 과거 정권에서 많이 본 것”이라며 “(문재인은) 이렇게 하려고 대통령이 된 건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FTA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오늘 우리가 너무 수모를 당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촛불항쟁으로 만든 정부가 맞습니까”라고 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지나간다고 차벽까지 세워서 원천봉쇄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고 거듭 외쳤다.

    문정현 신부는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를 사랑한다는 표현을 늘상 해왔다”며 “그런데 촛불 이후 새 정부를 세웠기 때문에 무언가 달라진 줄 알았더니, 이명박·박근혜 전 정권과 다름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훈 민중당 상임대표도 “백번 양보해서 트럼프를 환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전달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차벽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트럼프와 미국에게 사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변했다.

     

  • ▲ 한 집회 참석자가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NO 트럼프 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트럼프를 전쟁미치광이로 표사한 팻말을 들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한 집회 참석자가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NO 트럼프 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트럼프를 전쟁미치광이로 표사한 팻말을 들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전쟁 미치광이”라는 막말도 퍼부었다.

    한반도 안보 위기의 주원인은 북한이 아닌 미국에 있다는 좌파사상에서 비롯된 발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손님을 환대하는 것은 대대로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이라고 한 당부에 대한 화답은 촛불 세력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박석운 FTA 대책위원히 공동대표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화적 방법으로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끊임 없이 전쟁을 조장하고 있다”며 “트럼프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망나니”라고 비난했다.

    문정현 신부는 “(평화를 외치는) 우리를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트럼프가) 주둥이를 놀리고 있다. (트럼프의) 주둥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우리를 무시해도 이렇게 무시할 수가 없다. 우리는 미국에 종속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문정현 신부는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의 식민지처럼 돼 있는데 미국을 향한 독립투사가 돼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가 자주국방을 할 수 있고 자주적으로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종진 민노총 위원장직무대행도 “오지 말아야 할 트럼프가 한국에 왔는데 평화를 사랑하는 민중들의 공적이고 반(反)이민정책,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세계를 상대로 패권을 펼치는 전쟁 미치광이 아닙니까”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늘어놨다.

    김종훈 민중당 상임 공동대표는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가 내일 국회에서 할 연설은 이미 기정사실화 돼 있다”며 “뉴욕이 아니라 북한과 근접한 서울에서 어떤 호전적이고 위험천만한 발언을 할지가 이미 다 확인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발언으로 한반도 안보 국면이 더욱 위태로워 질 것이라는 억측이었다.

     

  • ▲ 이른바 태극기와 촛불 단체들이 세종대로를 사이에 두고 트럼프를 향해 엇갈린 주장을 했다. 태극기 측은 트럼프 방한을 환대한 반면 촛불 측은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뉴데일리 박진형 기자
    ▲ 이른바 태극기와 촛불 단체들이 세종대로를 사이에 두고 트럼프를 향해 엇갈린 주장을 했다. 태극기 측은 트럼프 방한을 환대한 반면 촛불 측은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뉴데일리 박진형 기자

     

    #. 반미집회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서울 세종대로를 지날 무렵인 오후 8시쯤 무대 행사를 잠시 멈췄다.

    무대 앞에 있던 집회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일제히 일어나 “노(No) 트럼프, 노 워(No War)”를 목청 터지듯 외쳤다. 사회자가 “분노의 함성을 외쳐달라”고 하자 모두가 소리를 질렀다. “한반도 전쟁 반대한다”, “트럼프 물러나라” 등 다양한 주장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반면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나온 시민들이 “아이 러브(I LOVE) 트럼프”를 외치며 방한을 환영했다. 반미세력들을 향해서는 “문재인과 함께 북한으로 가 버려라” 등 구호를 외쳤다. 세종대로를 사이에 두고 태극기 단체와 촛불 세력들이 확연히 다른 주장을 펼친 셈이다.

    반미집회 참석인원 중 일부가 경찰 라인을 뚫고 도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일순간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만약 경찰들이 경계를 지키고 있지 않았으면 어떤 긴급사태가 발생했을지 모를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