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라리 그냥 스케이트장이나 만들 걸...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원숭이띠 시장님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최 아줌마의 문짝’이 열리자, “개나 도나” 촛불 타령이었다.
    찌라시가 되어버린 여러 언론들은 이 나라가 온통 ‘촛불 공화국’이나 된 양 입방아를 찧어 왔다. 
     
     혹자는 이런 찌라시의 행태를 빗대어 이렇게 일갈(一喝)하기도 했다. 
      “조·중·동이 신문이면, 뒷간 화장지는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이다.
       종편(綜編)에서 떠드는 게 방송이면, 동네 똥개[便犬]가 짖어대는 소리는
       주기도문(主祈禱文)이 맞다.”

      그리고 그 ‘촛불’을 배경으로 ‘북악(北岳) 산장’의 세입자가 돼 보려는 분들도
    철만난 꼴뚜기마냥 여기저기서 별별 꼴값을 떨어댔다.  
      그러더니 드디어 이런 기사가 인터넷에 뜨기 시작한다.

      = 강연재 국민의당 부대변인이 [1월] 21일 열린 13회 촛불집회에 대해 “광화문 광장도 잠정 휴업할 때가 됐다”며 “구태 국민이 새로운 시대 못 열어”라고 발언해 논란이다. = 
  •   이걸 보도한 기자님이야 면피성으로 ‘논란’(論難)이라는 표현을 썼겠지만,
    사실상 논란거리도 아니다.
    원래부터 뻔한 결과였다. 역대(歷代) 촛불이 진실 앞에서 그 수명(壽命)을 다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너무도 자연스럽다. 더군다나 ‘최 아줌마 문짝’이 열리고 탄핵 정국에 이르는 과정에서 촛불은
    저주(咀呪)와 거짓 선동으로 일관해 오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아마 지금쯤 아쉽고 안타까움에, 그저 치솟는 울분에 사무실 탁자라도 내리쳐야 시원할 분들 중 대표 격 양반네가 계시다. 

      돌아보면, 찌라시 언론의 펌프질에 국민들이 ‘분노의 감옥’에 갇혔던 그 때는
    한 마디로 “기고만장”(氣高萬丈)이었다. 

      “저는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겠다... 현재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이 모여 조직된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겠다... 대한민국의 근본을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에 따르겠다. 오직 국민을 믿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 앞으로 이 시국회의가 진행하는 평화로운 집회가 안전하고 질서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편의를 지원하겠다...”

      꾀도 많고 재주도 많으신 ‘원서시’[원숭이띠 서울 시장님]께서는 그 분 언저리들에 총 동원령을 내렸고, 그 일렁이는 촛불의 힘을 빌려 ‘북악(北岳) 산장’ 세입자가 되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무진 애를 쓰셨다. 특히, 그 직책을 십분 활용하시어 ‘촛불 키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촛불을 드는 군상(群像)들만 참여하는 선거로 ‘북악(北岳) 산장’ 세입자를
    뽑는다면, 단연 ‘떼 논 당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랬을까, 급기야...

  회심(會心)의 한 수(手)였고, 희대(稀代) 결단이었다.
촛불이 ‘광화문 광장’을 넘쳐나서 ‘서울광장’까지 매 주말마다 꽉 들어찰 것이라는 상상력,
그리고 그리되면 “아! 드디어 ‘북악(北岳) 산장’ 세입자 추첨에서 일 순위가 될 것”이라는
화려한 꿈이 어우러진 한편의 드라마를 기획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1월] 23일 오후 시청 기획상황실에서 ‘도심 집회 안전관리 및 시민 불편해소 대책회의’를 열고 “현 시국상황을 고려해보면 시민안전과 [광화문 촛불]집회에 큰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 취소 또는 제3장소 이전을 지시했다.=

  그러나...

  ‘태극기’에 밀린 ‘촛불’이, 즉 진실 앞에 그 본색을 드러낸 ‘저주와 거짓’이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지지 시작한 것이다.
정확히 병신년(丙申年) 제야(除夜)의 종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태극기’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인정하기도 싫었기에 한 번 더 발버둥을 쳐 보았다. 

  = 박 시장은 [1월] 7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2017년 첫 주말도 촛불로 시작합니다. 세월호 998일째, 아직도 세월호에는 국민이 있습니다. 국민의 명령입니다.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와야 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광화문 촛불 집회 현장 사진을 게재했다. =
  •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기울어지는 대세(大勢)를 돌이키기는 힘든 법. 하물며,
    제 딴에는 스케이트장 취소가 결정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촛불이 차지해도 시원찮을
     ‘서울광장’에 매 주말마다 ‘태극기’가 빼곡히 들어차는 게 아닌가.

      더군다나, 촛불을 누른 무지막지한(?) ‘태극기 세력’이 그 ‘서울광장’에
    수 십 개의 농성 천막을 설치하고, 서울시가 역대급 성과로 떠벌린 ‘광화문 광장의 노란 천막’을 치울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   따라서 ‘원서시’ 입장에서야 완전히 ‘죽 쒀서 개 주는 격’이 되고 말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스케이트장이나 만들어 놓을 걸...”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엇 하나, 그 위대한(?) 꼼수만 부각될 뿐이지. 

      아! 한 걸음에 들어갈 수 있을 듯 지척(咫尺)에 있었건만,
    이래저래 점점 더 멀어져만 가는 ‘북악(北岳) 산장’이여...

    +    +    +    +    +    +  

      시절과 세태가 하 어수선하니 “약삭빠른 고양이 밤 눈 어둡다”는 속담(俗談)을 자꾸 쓰게 만든다. 그리고 재주와 꾀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같잖은 능력(?)만 믿고 설쳐대는 통에 이제는
     “제 꾀에 제가 넘어 간다”는 속담도 같이 따라다닌다. 각설(却說)하고... 

      혹한(酷寒)에 ‘서울광장’ 농성 천막을 지키는 애국지사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또한 값진 승리가 뒤따르고, 오래지 않아 ‘광화문 광장’과 ‘서울광장’이
    진짜 시민들에게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믿는다.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