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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메이 英내무장관이 오는 13일(현지시간) 영국 차기 총리로 취임한다.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마가렛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다.
英'BBC' 등 주요 외신들은 데이비드 캐머런이 총리직에서 물러나며 메이 장관이 새로운 총리로 임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캐머런 총리는 "오는 13일 버킹엄궁으로 가서 엘리자베스 2세에게 사임계를 제출할 것"이라며 "메이 장관이 새 총리로 취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이후 오는 10월에나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을 밝혔었다. 이에 따라 여당인 보수당은 9월 9일 전당대회를 통해 총리를 선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후보 중 한 명인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 차관이 11일(현지시간) 경선 사퇴 선언을 함에 따라 조기에 총리직을 확정하게 된 것이다.
레드섬 차관은 사퇴 성명에서 "강하고 잘 준비된 총리가 임명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당 대표 경선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레드섬 차관의 사퇴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 배경에는 자녀가 없는 메이 장관보다 자식이 있는 자신이 더 나은 총리가 될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 레드섬 차관은 英'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녀가 없는 메이 장관보다 (자식이 3명이나 있는)내가 더 나은 총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가족 문제를 언급한 레드섬 차관에게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레드섬 차관은 처음에는 언론이 잘못 보도했다고 말했으나, 결국 지난 10일(현지시간) 메이 장관에게 공식사과 했다.
레드섬 차관은 英'데일리 텔레그레프'와의 인터뷰에서 "메이 장관에게 한 자신의 발언으로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英'인디펜던트'도 11일(현지시간) 레드섬 차관은 언론이나 정치 엘리트들에 의한 희생자가 아니며 패배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새 총리가 될 메이 장관은 1956년 생으로 옥스퍼드大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년 간 금융계에 몸담으며, 1997년 런던 버크셔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뒤 英보수당 의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2010년부터 英내무부 장관직을 맡고 있다.
메이 장관은 최대 관심사인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해서는 국민투표 결과를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라며 "우리는 잘 해낼 것"이라고 국민투표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