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섬 차관 돌연 후보 사퇴…'자녀 발언' 결국 부메랑
  • ▲ 오는 13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英내무장관이 영국 차기 총리로 취임한다. 사진은 메이 내무장관.ⓒ英BBC 중계영상 캡쳐
    ▲ 오는 13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英내무장관이 영국 차기 총리로 취임한다. 사진은 메이 내무장관.ⓒ英BBC 중계영상 캡쳐

    테레사 메이 英내무장관이 오는 13일(현지시간) 영국 차기 총리로 취임한다.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마가렛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다.

    英'BBC' 등 주요 외신들은 데이비드 캐머런이 총리직에서 물러나며 메이 장관이 새로운 총리로 임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캐머런 총리는 "오는 13일 버킹엄궁으로 가서 엘리자베스 2세에게 사임계를 제출할 것"이라며 "메이 장관이 새 총리로 취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이후 오는 10월에나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을 밝혔었다. 이에 따라 여당인 보수당은 9월 9일 전당대회를 통해 총리를 선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후보 중 한 명인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 차관이 11일(현지시간) 경선 사퇴 선언을 함에 따라 조기에 총리직을 확정하게 된 것이다.

    레드섬 차관은 사퇴 성명에서 "강하고 잘 준비된 총리가 임명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당 대표 경선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레드섬 차관의 사퇴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 배경에는 자녀가 없는 메이 장관보다 자식이 있는 자신이 더 나은 총리가 될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 레드섬 차관은 英'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녀가 없는 메이 장관보다 (자식이 3명이나 있는)내가 더 나은 총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가족 문제를 언급한 레드섬 차관에게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레드섬 차관은 처음에는 언론이 잘못 보도했다고 말했으나, 결국 지난 10일(현지시간) 메이 장관에게 공식사과 했다.

    레드섬 차관은 英'데일리 텔레그레프'와의 인터뷰에서 "메이 장관에게 한 자신의 발언으로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英'인디펜던트'도 11일(현지시간) 레드섬 차관은 언론이나 정치 엘리트들에 의한 희생자가 아니며 패배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새 총리가 될 메이 장관은 1956년 생으로 옥스퍼드大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년 간 금융계에 몸담으며, 1997년 런던 버크셔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뒤 英보수당 의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2010년부터 英내무부 장관직을 맡고 있다.

    메이 장관은 최대 관심사인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해서는 국민투표 결과를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라며 "우리는 잘 해낼 것"이라고 국민투표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