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패배의 주연(主演)에 공로패를...”
    정치판이 무릉도원으로 바뀐다 아이가!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봄비가 거칠게 내리더니 윤중로의 사쿠라 꽃잎이 죄다 떨어지고
    ‘너의섬’에는 밝은 태양이 비친다. 그런데 뒤를 이어 별로 깨끗하지 않은 이웃 덕에
    모래먼지 맛을 봐야한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

  •   19대 국개[國개]는 아주 훌륭했고, 민의(民意)의 전당 노릇을 너무도 멋지게 해냈다.
    그렇지 않고서야 20대 총선의 결과가 이렇게 나오기는 불가능하다.
    아니 그 결과의 원인 제공은 달리 있다지만, 그걸 감안해도
    이 시점에서는 그렇게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정치판, 특히 개[犬]판으로 변한 그 판에서는 원래가 승리자면 무조건 무오류(無誤謬)로 남는다. 승리자에게는 모든 면에서 면죄부(免罪符)가 주어지고, 화려한 월계관이 쓰여진다.

      “역대 최악의 국개[國개]”와 아무리 작아도 절반인 그 책임은 온데 간데 없고,
    ‘그당’과 ‘쉰당’의 선거 무용담(武勇談)만이 돌아다닌다.
    이른바 ‘보수’나 ‘진보’를 막론하고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한 없이 약한”
    이 나라 찌라시 언론의 찬가(讚歌)만이 하늘을 찌른다.
    총선 결과 분석이니, 민심의 소재니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는 모두 달려들어서 ‘새[鳥]무리’와 ‘북악(北岳) 산장’을 씹어제낀다.
    마치 하이에나 떼가 숨이 멎은 짐승을 물어뜯 듯이...
    세상 인심도 다르지 않다. 허긴 그렇게 당해도 싸긴 싸다.

      이럴 줄 모르고, ‘박(朴)타령’에 긴긴 날들을 보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옥새 들고 나르샤’를
    했다면 원래 멍청한 것이다. 알고도 그랬다면, 상대편을 도와주려는 심모원려[深謀遠慮:깊이 고려하는 사고와 멀리까지 내다보는 생각]가 있었다고 밖에는 달리 설명이 안 된다.

  •   드디어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식물적(植物的)으로 화려하게 궁민(窮民)의 뜻을 대변했던
    19대의 막은 내리고, 동물적(動物的)으로 더욱 찬란할 수도 있는 20대가 열린다.
    그 현란(絢爛)했던 19대 국개[國개]를 발전적으로 계승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위대한 궁민(窮民)의 뜻”에 따라, ‘너의섬’의 개[犬]판이
    무릉도원(武陵桃源)으로 개벽(開闢)하려나 보다.
    커다란 잔치판이 벌어질 모양이다.

      협치(協治), 양보와 타협, 소통, 포용과 희생, 민생 정치, 정치 정상화, 민생정책 협의체...
    두서없이 적어 봤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잔치상 메뉴가 찌라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협잡(挾雜), 무조건 반대, 불통, 이기적 기회주의, 기득권 정치 등등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 나라에도 민생 최우선의 국개[國개]가 들어선다.
    ‘헬 조선’이 아니라, ‘헤븐 공화국’이 머지 않았다는 뜻이다.

  •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실업(失業)의 고통을 짊어진 젊은 청춘들아 조금만 기다려라!
    철저한 “경제 민주화” 덕분에 ‘좋은 일자리’가 넘쳐나게 될 것이다.
    일은 하는 둥 마는 둥 해도 고액(高額)의 연봉을 받거나, 갑(甲)질을 할 수 있는 폼나는 직장이
    너희 것이 된다. 세월만 가면 연봉이 저절로 오르고, 은퇴 후에는 푸짐한 연금이 보장되는
    철밥통도 많이 만들어 진단다. 그리하여....

      이번 총선의 결과가 이런 나라로 이어지기 위해 벌써부터 시작이 너무 좋다.
      ‘쉰당’의 주인인 정치판에 결코 철수 안할 깡통께서는 “캐스팅 보터를 넘어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히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에는 ‘결선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힘을 주었다.
      그러자 총선 이후에 “배포가 두배로 커진”[더불어 肥大胃] ‘그당’의 노친네 왈(曰),
    “안 대표는 지금 승리에 도취해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을 것... 새누리당이 19대 국회와 달리 양보와 타협을 한다면 1·2당을 중심으로 국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점잖게 한 말씀을 하셨단다. 다정다감한 협치(協治)가 바로 눈 앞이다.
    찌라시 언론의 보도는 이어진다.

  •   =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역사 국정교과서, 노동법 개정안 중 파견법, 테러방지법 내 독소 조항 등에 대해서는 그간 당론(黨論)으로 반대해온 만큼 20대 국회에서 더민주와 연대해 폐기·개정 절차를 밟을 것이다... 세월호특별법에 따르면 특별조사위 활동 기한이 오는 6월 만료된다. 세월호 인양이 7월로 예정돼 있는 만큼 최소 6개월~1년가량 특조위 조사 기한이 연장돼야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라?
    아하! “국군통수권자가 수학여행에 편승해서 대형 교통사고를 기획했거나,
    그 사고 와중에 그 어린 학생들이 살아서 돌아오는 걸 일부러 막고자 했다”는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 거 아닌가.
    또한 이런 스토리를 역사책에 누구나 자유롭게 써넣고 가르칠 수 있게 되겠다.
    보도는 계속된다.

       = 두 야당은 대(對)테러 활동 범위를 명시한 2조, 국정원 정보수집권 강화를 규정한 9조 등이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독소(毒素) 조항이라고 해왔다. 더민주는 지난 3월 “20대 총선에서 승리하면 테러방지법을 반드시 전면 개정하겠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이상돈 전 선대위원장은 “테러방지법은 도·감청 등 인권 침해적 독소 조항이 있는 만큼 개정을 당론으로 정하고 더민주와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박선숙 사무총장은 “테러방지법에 사생활 침해 조항이 있는 만큼
    부분 개정이 당론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
      인권이 젖과 꿀처럼 흐르는 낙원(樂園)의 도래(到來)가 머지 않았다.

  •   이와 함께, 아주 크게 경하(慶賀)해야 할 일이 있다.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말뚝을 박게 될 터이다.
    ‘그당’의 실제 주인인 ‘안대재’[안경잽이 대권 재수생] 졸개분들은 “총선에서 승리하면 중단된
    개성공단을 원상회복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해 왔었다.
    하여 핵무기를 가진 북녘의 돼지새끼와 싸우지 않고 다소곳이 무릎을 꿇은 채,
    오손도손 유무상통(有無相通)하며 살아갈 날이 온다.
      그 무슨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 걱정은 양놈들만의 몫이다.
    이 나라는 오로지 “갱제”-‘북악(北岳) 산장’ 여주인이 창조적으로 망친-만 신경쓰면 되는 것이다.

      이런 일들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만만 해도 이 나라는 풍요와 안전이 흘러 넘칠 지경이 된다. 그러니 더더욱 분발하여 손에 손잡고 ‘식물 정부’, ‘식물 국군통수권자’ 만드는데 매진해야 한다. 20대 총선은 바햐흐로 이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 만큼...

      이 시점에서 ‘무대뽀’ 전(前)대표와 ‘박(朴)자 타령꾼’들에게 비난과 질책 대신에 공로패라도 하나 만들어 주는게 어떨까? 언론이 앞장서라! 여기다가 하나만 더...

      원인 제공자들에 대해서는 버럭 화를 내면서도 괜히 나라 걱정 한답시고, 아래와 같은 말을
    꺼내거나 생각을 갖고 있는 찌질한 궁민(窮民)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히 경계해야 겠다.

      “어수룩한 양아치 피하려다가, 시퍼런 쌍칼 든 떼강도를 만난 격이 됐어!”

    <더   끼>

    # 필자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왠지 초라하고 불쌍해질 듯하여 다시 ‘궁민’(窮民)을 쓴다.